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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근황Letter from Kunner 2011. 11. 14.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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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념 섞인 글을 한참 적어 내려가다, 다 지워 버렸다.
언젠가 썼던 글의 내용과 거의 똑같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났어도 상황이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거겠지.
그래도 요즘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밤에는 자는 - 백수에게는 너무나 바람직한 생체리듬을 갖게 됐다.
그 덕분에 자괴감은 좀 덜 느끼고 있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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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난생 처음 헬스를 다니고 있다.
지난 주 부터 시작했는데, 게을러서 매일 가지는 못 했지만.. 그 몇일 했다고 몸에 제법 힘이 들어간다.
생각해보면 태어나서 지금껏 제대로 해 보는 첫 번째 운동인가?
따지고보면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활기차고 건강해야 할 때일텐데..
이제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노쇠함이 찾아 올텐데..
젊음의 절정을 이렇게 빈약한 채로 있는다는게, 내 자신에게 좀 미안했다.
그리고 건강에 대한 불안함을 계속 가진 채 사는 것도 짜증스럽고.
타고난 게으름으로 또 흐지부지 될 지도 모르겠지만 그 전까지는 매일 작심삼일하면서 열심히 해 봐야지.
***
선의, 호의로 했던 일이 내 발목을 잡는다.
받을 것도, 줄 것도 없는 것이 제일 좋은데..
이건 받지도 못 한 채 줄 일 생길까 걱정하고 있으니, 속이 쓰린다.
이런 일로 엮이는 건 그 자체로 민망한 일이다.
상황을 이렇게 민망하게 만든 걸 원망하고 있지만,
내가 애초에 모질지 못한게 문제라는 생각에 후회하고 있다.
결국 나는 풋내기다.
머리 굵은 척 해 봐야 소용 없다.
또 배운다 - 하고 말해보지만, 언제까지 배우기만 할거냐 하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 온다.
부디 조속히.. 깨끗하게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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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가 하루 하루 지날 수록..
점점 자신감이 떨어져 간다.
백수 생활의 폐해일거다.
적당히 사람들과 부대끼기도 하고,
난관에 부닥쳐 보기도 하고.. 또 넘기도 하고 그래야 되는데..
어제가 오늘, 오늘이 내일인 백수 생활 너무 오래 하면 몸도 마음도 피폐해진다.
물론 알바도 하고 있고, 공부도 하고 있으니 백수라고 하기는 좀 뭐하지만..
처음 회사 그만 두고 그렸던 모습과는 좀 거리가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지난 번에 다니던 회사 사장님이 그런 얘길 했다.
3군에 있다가 갑자기 1군으로 가는 일이 가능 하겠느냐고.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야 하는 법 아니겠느냐고.
뭐 맞는 말이니 반박할 것도 없다만..
이제와 3군 2군 따져가며 밟아나가기엔 너무 늦은게 아닐까.
해 보고, 안 되면 말지 뭐.
일단 공부나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
자신감 떨어져 축 쳐진 건 정말 별로니까 말야.
힘내자. 힘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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