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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보카트를 말한다 3부쉼을 위한 이야기/축구 2006. 7. 8. 01:25
드디어 3부 까지 왔다.
1부에서 문제제기의 적절함에 관해 말했다면, 2부는 감독의 전술적인 측면에서의 문제를 주로 다뤘다.
전술에 대해 얘기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 서둘러 끝맺음 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전술에 대한 논문을 쓰려는 것이 아니니, 대충 겉 핥고 넘어 가도록 하자.
이번 3부에서는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그의 역할에 대해 짚고,
그가 떠나면서 남긴 말들에 대해 반박해 보고자 한다.
길고 지루한 여행, 나 혼자서는 갈 수 없다.
읽히지 않는 글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하..
자.. 함께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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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팀 감독의 역할
방송에서 아드보카트를 비호하는 입장에 섰던 한 패널은,
국가대표팀 감독의 역할이란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 기량을 충분히 끌어 내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코칭스탭과의 커뮤니케이션 및 언론, 선수단 장악에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의견에 대해 나 또한 동의한다.
다시 말하면,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하고,
훈련과 실전을 통해 조직력을 배가하며,
선수들의 특성과 능력을 고려해 엔트리를 선발하고 전형을 구축하는 것이
감독의 일차적 역할일 것이다.
그렇다면 아드보카트는 과연 얼마나 이런 역할과 기대에 부응했을까 하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있다.
1.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
아드보카트의 짧은 임기와도 맞물리는 얘기겠지만, 짧은 시간 동안 최대한 조직력을 끌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대표팀은 혹독한 일정을 소화해 내야 했다.
이 무리한 일정에서 선수들의 부상과 컨디션 저하가 일어났으며, 이런 문제의 연장선상에서 대표팀의 핵심전력이던 이동국과 같은 선수들의 전력 이탈마저 발생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아드보카트는 과보상 효과를 노린다며 월드컵 직전까지 혹독한 일정을 대표팀에 주문했다.
일반적인 생각에서 조금 벗어난 아드보카트의 노림수가 얼마나 효과를 거두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2. 훈련과 실전을 통한 조직력 배가
훈련과 실전을 통해 전술 이해도를 높이고 조직력을 배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2부에서 주로 다룬 이야기니 더 이상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
3. 선수 선발과 기용
선수 기용 문제에서 부상으로 인해 아직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를 엔트리에 선발하고 기용하는 등, 아드보카트가 선수들을 적재 적소에 활용했다고 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다.
본프레레 시절 사람들이 자주 비판하던 것 중 하나는, 박주영의 왼쪽 측면 기용과 김동진과 이영표의 배치 등에 대한 문제였다.
아드보카트가 김동진과 이영표를 함께 출격 시킨 것은, 나름대로의 고육책이었을 것이라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수비력의 문제를 지적받는 선수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를 무리하게 출장시킬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문제들은, 결론적으로 오른쪽 풀백의 대체자원을 충분히 선발하지 못한 아드보카트의 자충수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선수들을 엔트리에 선발한 것은 다름아닌 감독 자신이기 때문이다.
3류감독 본프레레나 1류감독 아드보카트나 이런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나마 본프레레는 동아시아 대회에서 취약 포지션에 대한 선수 선발을 위해 테스트라도 해 보지 않았는가?
선수를 적재적소에 선발하기 위한 시간이 부족했다는 말은 그저 핑계에 불과하다.
다른 선수가 아무리 못해도 부상당한 선수만 하겠는가?
결코 특정 선수를 비난하고자 함이 아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를 무리하게 선발해 그 능력의 반도 활용하지 못한 무능한 코칭스탭에 두고 하는 말임을 유념해 주기 바란다.
그리고 또 하나, 아드보카트가 떠나며 남긴 4년간 발전 운운하는 얘기를 짚고 넘어가 보자.
사실 이 말은 내가 이렇게 어떤 의미에서는 의무감마저 느끼며 글을 써내려 가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선수들이 태업을 하지 않은 이상, 패전에 대한 모든 책임은 선수가 아닌 감독이 져야 마땅하다.
감독은 마지막 순간 자신과 함께 땀 흘린 선수들을 배신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그럴 수 있다.
4년 간 발전하지 않은 선수가 물론 있을 수도 있다.
모든 선수의 성장 곡선이 언제까지고 우상향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다면, 선수 테스트 따위는 의미가 없다.
그냥 이름값으로만 선발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고, 감독이 말한 발전없는 선수들을 선발한 것은 다름 아닌 감독 자신이다.
이번 엔트리를 살펴보면, 02년 멤버들은 총 10명이다.
그리고 이 10명 모두가 선발 또는 교체 멤버로 본선에 출장했으며,
컨디션 난조에 시달린 이을용과 송종국을 제외하면 나름대로 핵심전력이었다고 볼 수 있다.
감독의 선수 발전 발언이 사실이라면, 감독은 기량이 전혀 향상되지 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경기를 진행해 나갔다는 얘기가 된다.
이름값으로만 선발한다, 이는 너무도 익숙한 비판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탓하기 전에, 그런 선수들을 무리하게 기용한 감독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의문이다.
결국 감독의 이 말은, 누워서 침 뱉는 식의 변명에 불과한데도 그에 대한 제대로 된 접근이 이뤄지지 않은 점이 무척 유감이다.
다시 원점으로 얘기를 돌려 보자.
자신이 선호하는 전술에 따라 선수들을 선발하고 경기에 출장시키는 것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선수들의 기용 문제 역시, 결국 감독의 뜻이었다 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권한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기 때문에,
감독의 선택이 옳은 것이었는가에 대해 평가해 보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이다.
좋은 감독이란 주어진 선수들로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 내는 감독을 일컫는 말이지, 자신의 전술에 선수를 끼워 맞추느라 급급한 감독을 칭하는 말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전제에 따라, 아드보카트를 좋은 감독이라 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아드보카트의 전술이 4-3-3 이라는 이름에 걸맞기 위해서는 포워드진의 3과 미드필더 진의 3이 유기적인 연계를 가져야 한다.
앞서 2부에서도 말했던 것이지만 4-3-3이 효율적인 전술이 되기 위해서는
윙포워드와 원톱, 중앙미드필더 들간의 연계 같은 것이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일부의 오해를 바로 잡자면, 4-3-3 에서 윙포워드가 전통적인 윙의 역할을 수행할 필요는 없다.
첼시와 함께 4-3-3의 교본이라 할 수 있는 바르셀로나의 윙포워드 측면을 파고 들어 크로스를 날리는 전통적인 윙포워드와는 조금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박주영의 왼쪽 측면 기용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될 것은 없다는 얘기다.
다만 수비력이나 미드필더와의 연계가 부족하다고 평가되는 박주영을 윙포워드로 기용하기 위해서는 중앙미드필더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박주영이 선발 출격한 스위스전에서는 이 역할을 이천수가 맡았으나, 이천수 개인의 능력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감독의 의중이 적중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덕분에 아드보카트의 어설픈 4-2-3-1 에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했을 뿐이다.
결론적으로 그 위치에서 뛰어야 했던 선수들의 컨디션이 충분치 못했던 점은 박주영의 선발 기용을 두고 논할 때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축구 경기에서 만약이란 가정은 허용될 수 없지만,
이을용의 컨디션이 충분하여 이 역할을 이을용이 해 주었다면.
이호가 지난 해 보여 줬던 절정의 컨디션을 본선에서도 보여 줄 수 있었다면.
박지성의 컨디션이 평상시 만큼만 되어 줬더라면 얘기는 조금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고, 감독의 선수 기용은 허점을 드러내었다.
굳이 아드보카트에 호의를 베풀자면, 선수기용의 적절함에 대한 평가란 경기 결과에 기인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불리했다 말해 주는 정도일 것이다.
주제와 관계없지만, 감독의 농단으로 가슴에 대못이 박혀 버린 어린 선수는 어디서 보상을 얻어야 할까?
4. 위기 대처 능력
감독은 경기 중 자신의 전략/전술이 효과적이지 못할 때,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처능력이 있어야 한다.
앞선 토고전 리뷰에서도 밝혔듯, 나는 이번 대표팀의 가장 큰 위험요소가 코칭스탭의 위기 대처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나의 우려는, 현실이 되어 버렸다.
선수비 후역습이란 전략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느냐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고,
그의 역습을 위한 카드에는 과연 무엇이 있었는가 의문이다.
토고전과 프랑스 전의 경우 결과적으로 감독의 후반 교체가 적절했다고는 하나,
그것이 의도된 노림수였는지 아니면 토고전의 성공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안정환과 설기현의 투입 이라는 것 외에 과연 아드보카트의 카드에 무엇이 있었을까 하는 의문 역시, 그에게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이유이다.
소 뒷걸음질 치다... 라는 속담이 자꾸만 떠오르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5. 코칭스탭과의 커뮤니케이션
코칭스탭의 활용에 대해서는, 히딩크 이후 이번처럼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전임 감독들에 비해 얼마나 나았는가 하는 판단의 잣대가 될 수 없다고 본다.
그래도 굳이 판단을 해야겠다면 감독을 보좌했던 코칭스탭의 면면을 비교해 보라고 하고 싶다.
결국 외국인 코칭스탭과 내국인 코칭스탭의 차이에 불과하지 않을까?
그게 아니라면, 그러니 코칭스탭을 다루는 능력 차이라면 앞선 두 외국인 감독의 성향을 떠올려보자.
본프레레야 워낙 인간이 독선적이어서 그랬다 치자, 쿠엘류의 성격도 그랬던가?
물론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코칭스탭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은 그것 역시 능력일게다.
그러니 굳이 이 부분을 문제 삼으려거든 자신을 보좌해 줄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갖추지 못한 전임감독들에 화살을 돌리자.
위에서 한 얘기들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종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아드보카트호가 비교적 양호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면,
그건 아드보카트의 어떤 능력에 기인하는 것이기 보다
해이했던 선수단의 기강이 새 감독의 부임으로 자연스레 쇄신되었고,
짧은 임기라는 일종의 면죄부와,
그에 따른 축구협회와 언론, 팬들의 전폭적 지원 등 외부적 요인이 더 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감독으로서의 권위를 지키는 카리스마 역시 아드보카트가 칭찬 받는 이유 중 하나지만,
공항 첫 대면에서 "당신은 3류감독이라면서요?" 하는 질문 따윈 받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 두자.
이 역시 매스컴에서 만든 1류와 3류의 차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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