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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워지는 법Letter from Kunner 2006. 5. 9. 09:53*
늘 가벼워지는 법에 대해 고심하고는 하는데, 좀처럼 가벼워지진 않아.
"사람이 가볍다" 라는 말의 가벼움이 아니라.. 문제에 봉착했을 때 좀 더 넓고 여유로운 안목을 갖는 그런 가벼움 말이지.
한가지에 얽매여 긍긍하지 않는 그런 가벼움.
어차피 내 의지대로 되지 않는 일이라면 한발짝 물러나 흐름에 몸을 맡길 줄 아는 그런 가벼움.
아.. "사람의 가벼움" 이라면 지금도 결코 모자라지 않은걸까? 씁..
다행히 아직까지는.. 시간이 그런대로 내 모자람을 해결해 주고 있는 듯 해.
잘 안 되지만, 어렵지만.. 시간이 좀 흐르고 나서 보면, 어느새 조금 가벼워져 있는 듯 한 느낌.
돌이켜보면 그때 왜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다 내가 미숙한 탓이지.
그런 생각하다보면, 언제 철 들고 언제 사람 구실 제대로 하려나 하는 생각에 또 가슴 한 구석이 답답해 오기도 하는데..
그래도 계속 노력하고 있으니 점점 좋아지겠지.
언젠가는 그래, 나는 훨훨 날아 오르게 될거야. 가볍게.
**
노력으로 안 되는 것은 없나보다.
문득, 나는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그 변화라는 것이, 상당부분 긍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물론, 개중엔 너무 두드리다보니 당초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심하게 변한 것도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생각해 보면, 모두 내가 바라던대로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 내가 싫어, ~한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과 다짐들이, 당장은 아니어도 천천히.. 나도 모르는 중에 나를 바꾸고 있는 것만 같아.
당장 내 지난 글을 봐도, 몇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참 많이 다르고..
그때 내가 원하던 모습은, 어쩌면 지금 내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거야.
***
내 나이를 생각해 보자면, 시간이라는 것.. 참 두려워.
시간이 모두 해결해 줄거야, 라던가 시간이 갈 수록 나는 점점 더 나은 사람이 될거야 하는 말,
한편으론 위안이 되지만 다른 한편으론 무척 두려워지기도 해.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을지도 모른다는 정체불명의 두려움 때문에 말야.
내 나이를 아는 사람들은, "무언가 하기에 딱 좋은 나이다" 라고 말해 주는데..
아직 무언가를 하기에는 가진 것도, 할 줄 아는 것도 너무 없는 듯 해서 그런 말을 들을 때 마다 자꾸만 몸을 움추리게 돼.
아직도 나는 세상이 참 무섭고, 뭔가 해 내야 할 일이 두렵다.
하지만, 그 두려움의 크기 만큼이나 나는 정말 무언가 하고 싶고, 해내 보이고 싶어.
두 눈과 귀를 멀게 하는 공포와, 그 공포에 못지 않는 열망이 오늘도 나를 움직여낸다.
적어도 내년의 나는, 올해의 나보다 훨씬 큰 사람이 되어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Letter from Kunn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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