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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tter from Kunner 2004. 6. 20. 23:00
    오늘은 무슨 일인지, 한동안 쓰지 않고 있던 글들을 쓰게 된다.

    그런데 참.. 다 쓰고 난 글을 읽다 보니 내가 쓴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평소에 쓰던 문체가 아니라는 생각에 왜 그런가 계속 쳐다보고 고쳐쓰려해도, 쉽지 않네.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그런걸까.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글 쓰는게 참 쉽지 않다.


    주말 내내 비가 와서.. 집에서 쉬고 있었어.
    어제는 영화만 보다 하루가 가고, 밤에 유로 2004 축구를 아침까지 보다 잠들고..
    그래도 몇시간 안 자고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
    분주하게 뭔갈 하긴 했는데 딱히 한 게 뭔지 모르겠네.
    시간은 잘만 가고 말이지.

    그러고 보면, 아침에도 글을 썼는데 어쩜 이리 똑같은 글을 쓰고 있나.
    머릿속에서 맴도는 글을 치다 퍼뜩 생각나서 확인해 보니, 아까 아침에 쓴 글이랑 같은 글귀다.
    이런 이런.. 완전 정신 못 차리고 있네.


    정말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하는걸까?
    누군가 그리워 할 대상, 아무리 떠올리려 애써도 쉽게 떠오르지 않아.
    얼마 전까지는.. "아, 보고 싶다" 하던 사람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젠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가고 있더란 건가.

    떠올려 보면, 애틋한 감정으로 남은 사람이 없다.
    그 땐 나름대로 그랬겠지만, 지금으로선 글쎄.. 기억조차 나지 않아.

    어쩌면 무의식 중에 기억을 억누르기라도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보고 싶다. 보고 싶어..."

    그렇게 보고 싶어 하던 누군가가 머릿속에 떠 오를 땐, 참 아팠던 것 같은데..
    그땐 시간이 지나 다 잊어 버리게 되면 참 편할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시간이 지나고..
    이젠 떠올리려 노력해도 더 이상 떠오르질 않는 그네들..

    그렇게 되뇌던 바람처럼 다 잊어 버렸는데도, 왜 나는 아직도 아프지?
    왜 나는.. 이렇게 텅 빈 것 같지...?

    그렇게 시간 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잊어 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과연, 있긴 했던 걸까. 나의 지난 시간들?
    과연 나는, 잊긴 했던 걸까, 나의 지난 시간을...?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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