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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새 지친거야..Letter from Kunner 2003. 11. 30. 02:42나 지쳐 버린걸까?
내안의 에너지가 모두 빠져나가버린 느낌..
뭘 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무기력해있어.
하늘은 온통 찌뿌려 있고, 내 맘도 하늘만큼이나 찌뿌려있고..
찬 바람에 움추린 어께를 도무지 펼 수가 없어.
또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나면, 그땐 왜 그렇게 힘이 없었나.. 하며 웃어 버릴 나겠지만.
적어도 지금 순간만은.. 내가 안쓰럽다.
하나씩 따져보면, 상황은 그다지 절망적이지 않은데 왜 이리도 힘이 없을까.
뭔가 해 보겠다던 다짐도 시간에 묻혀 슬슬 사라져가고, 또 뭔가 해 보려던 일도 현실에 부딪혀 점차 힘겨워져만 가.
뭔가 해 보려던 일은 늘 꼬이고.. 제대로 풀리는 일이 없다보니..
요즘은 정말 힘들어.
나의 나를 위한, 나에 의한.. 내 인생은 나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데.
과연 나를 위해 살고 있는걸까 나는?
과연 그러고 있을까?
도망쳐봐야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기만 할 걸 뻔히 알면서..
자꾸 도망치려고만 하고 있어.
이제껏 뒷걸음쳐왔던 거리가 너무 멀어 다시 돌아가기가 두려운걸까.
하지만 아무리 눈을 돌려도 다른 길은 보이지 않는걸.. 이게 내가 가야 할 길이 맞는 것 같은데.
앞으로 나가기가 너무 어려워.
아무리 발걸음을 재게 놀려도 돌아보면 늘 그자리.
그냥 다 집어 치우고.. 좋아하는 것만 하며 살 순 없을까...
어디서 돈벼락이라도 안 맞을까 하는 멍청한 상상하면서..
지쳐버린 내 몸과 마음, 굳어 버린 머리를 어떻게든 다시 굴려 보려고 안간힘 써보긴 하는데..
... 쉽지 않네.
열심히 바둥거려봐도 질문은 끝이 없고 숙제는 풀리지 않고..
세상이 어려운걸까, 내가 어리숙한 걸까..
열심히.. 열심히...
더 열심히.. 후회 없이..
얼마간 그렇게 나를 채찍질 하고 있었는데.. 돌아보니 어느 틈엔가 지쳐 버렸나봐..
다시 힘을 내야 하는데..
한숨 푹 자고 나면 좋아질까?
정말 지겨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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