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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금은 늦은 한 해 마무리하기
    Letter from Kunner 2012. 1. 7. 02:05
    새해가 밝은지도 일주일이 지났다.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게 지난 달 22일이니, 어느 틈에 또 보름이 넘게 흘렀다.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시간은 참 잘도 간다.



    한 해를 뒤돌아 보고, 다가오는 한 해를 어떻게 보낼지 계획도 세워 보고.. 해야 하는데 좀 경황없이 세모를 보낸 것 같다.
    그럼 이제라도 정신을 좀 추스려 볼까.. 


    참 많은 일들이 있던 지난 한 해였다.






    먼저 졸업.
    끝이 없을 것 같이 아득하기만 했는데.. 시간은 어떻게든 흐른다.
    부정의 의미로든, 긍정의 의미로든 - 시간은, 어떻게든 흐른다.
    당시에는 굉장히 숨 막히는 생활이었다고 생각하곤 했는데, 막상 지나고 보니 삶이 다 거기서 거기다.
    견딜만하니 견딘 거겠지.
    그러고보면 욕심이 남는다. 진작 좀 더 열심히 해 볼 걸.
    삶의 무게추를 너무 회사에만 놓지 말고, 학교에도 두어 볼 걸.
    당시에는 졸업장만 있으면 되지, 학점은 무슨 의미냐 했는데..
    이제와 보니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이었다.
    뒤늦은 깨달음이라 아쉽긴 한데, 반대로 생각하면 새로운 가능성이 손에 잡힐만한 곳에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맙고 반가운 일이다.






    그리고 퇴사.
    오랜 인연을 가진 회사에서 퇴사를 했다.
    한 회사를 세번째 입사하고 세번째 퇴사했다.
    김부장님과 함께 유이한 케이스.
    그만큼 애증이 교차하는.. 내겐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진 곳이었다.
    힘들었다고는 해도, 돌아보면 결국 그 시간을 잘 보낸 덕분에 지금의 나도 있는 걸테다.
    어지럽게 얽힌 문제가 좀 남아 있긴 하지만, 감사하는 마음을 먼저 갖는게 도리다.



    민망하니까 내 사진은 작게;;



    치아 교정도 마쳤다.
    알게 모르게 인상이 많이 바뀌었다.
    이를 드러내고 환하게 웃을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다.
    습관이란게 참 우스운거다.
    절대 못 고칠 것 같아도, 상황에 따라서는 아무렇지 않게 없어져 버리기도 한다.
    나는 웃을 때 입을 가리는게 습관이었는데(강박이었겠지), 어느 날 더 이상 그러지 않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아직 교정 후 유지기간이라 조심스럽고, 약간은 귀찮은 게 남아 있긴 하지만..
    아주 좋다.
    글자 그대로 환골탈태(換骨奪胎)랄까.




    태국과 캄보디아를 다녀 왔다.
    사실 나는 유럽에 가고 싶었다.
    로마의 자취를 짚어 보고 싶었고, 나폴레옹과 마주하고 싶었다.
    괴테와 헤겔, 마르크스와 니체를 만나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가지 못하게 됐고, 결국 가까이 있는 동남아를 행선지로 선택했다.
    언젠가 앙코르와트를 여행하고 온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별로 가고 싶지 않은 곳이라고 생각했다. 
    딱히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직접 가 보고 겪은 그 곳은, 남의 입을 빌려 듣는 것보다 훨씬 더 괜찮은 곳이었다.
    참 많은 걸 보고, 느끼고, 생각했는데..
    지나친 게으름으로 아직까지 여행기를 쓰지 못했다.
    겨우 첫 날의 일기만 올렸지.  http://www.kunner.com/982  
    이에 대해서는 매번 변명만 하는데, 사실 각성해야 한다.




    자격증도 땄지.
    사실 별건 아니다 - 남들 다 따는 정보처리 기사를 땄을 뿐.
    그저 게으름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데 의미를 둘 뿐이다.
    좀 더 인생을 진지하게 바라봤더라면 - 진작 땄어야 했다.
    어차피 2005년부터 자격증 취득 요건을 갖췄는데,
    그때 땄다면 인력등급 상 고급 기술자다. -ㅅ-;
    변명을 좀 해 보자면, 인력등급 분류에 대해 심한 알러지 반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안 따고 있던 건데..
    나이 먹고 보니 어차피 세상은 나 혼자 사는게 아닌가보다.
    정초니까.. 아쉬운 소리는 여기까지만 하자.




    그 외에도 일일히 다 언급할 수 없는 무수한 일들이 있었다.
    하루하루는 굉장히 평면적인 날들이다 싶은데, 돌아 보면 또 다르다.

    사람 사는 일이 다 그래서..
    때론 힘든 일도 있고, 잊고 싶은 일도 생기기 마련이지만..
    이렇게 지나고 나서 회고해보면 그리 나쁜 삶은 아니었던 것 같다.
    시간이 더 지나고 나도 같은 마음일지는 모르겠다만..
    지난 한 해, 참 그래도 괜찮았던 것 같다.






    스스로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도 좋겠다.

    수고했다.
    고맙다.


    올 한해도 잘 부탁해 ^^



    - 2012년 첫 한 주를 보낸 늦은 밤,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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