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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내장
    Letter from Kunner 2006. 6. 7. 16:10
    엄마가 백내장에 걸렸다.
    이미 꽤 많이 진행했던데 이제야 알게 됐네. 
    그간 매일 집에 있으면서도 엄마 눈 한번 제대로 안 마주치고 있던가보다.
    내가 너무 밉고 한심해서 화가 난다.

    다행히 백내장은 큰 병이 아니라 한다.
    요즘은 의술이 발달해서 수술도 금방 끝나고 하루만 지나면 금새 완치가 된다 하더라.
    게다가 부작용이 생길 확률도 0.5% ~ 1% 밖에 되지 않는다니..
    관리를 잘 하면 사실 상 부작용이 없다고 봐야 맞겠지.
    네이버에 백내장을 두드려 값싼 위안을 얻는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우리 엄마.
    엄마를 닮아선지 나 역시 몸을 움직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언젠가부터 나는 운동을 좋아하게 되었지만, 엄마는 여전히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엄마랑 같이 운동하러 간 적도 며칠 있긴 했는데, 워낙 괴로워 하시기에 더 가자고 권하질 못했었다.
    사실 엄마 없이 가는 운동이 더 편안했던 이유도 있고..

    하지만 이젠 안 되겠다.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는 엄마를 보며, 어떻게든 같이 무언갈 해야겠다는 급박함에 휩싸인다.
    운동으로 건강도 되찾아 드리고, 좀 더 같이 시간 보낼 일을 찾아야겠다.
    홀로 쓸데없는 외로움과 고단함을 느끼기보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편이 훨씬 좋으리라.

    평소엔 돈 아깝다고 생각되던 상해보험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당신 편찮으신 것도 아리지만, 셈 치를 생각도 동시에 해야 하는 내가 아리다.
    수술비가 얼마가 들던, 부디 건강만 되찾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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