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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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 오니 여섯시. 아직 한 시간 좀 넘게 해가 떠 있을 시간이다. 간만에 날이 너무 좋아서 그냥 두고 보기엔 아까웠다. 카메라를 들쳐 매고 자전거에 올랐다. 신기한 장면을 목격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마른 하늘에 무지개가 있다. 광각렌즈만 덜렁 마운트 하고 나가서 어떻게 더 당겨 찍어 볼 수가 없었다. 낑낑대며 한참만에 언덕길을 올라 드디어 정상에 섰다. 단풍이며 하늘 빛깔이 마치 가을같아서 자연스레 카메라를 들었다. 내친김에 자전거를 더 내달려 화산체육공원까지 갔다. 문득 하늘을 보니 여전히 무지개가 보인다. 어떻게 더 찍을 방도가 없다. 흣; 하늘의 무지개를 한참 쳐다보다 고개를 내리니 길가에 튤립이 피어있다. 길을 따라 두 송이, 세 송이 씩 심어 놓았다. 무리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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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건릉 산책
아무 약속도 없는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 집에서 빈둥거리기엔 날씨가 너무 좋았다. 최근 주말만 되면 날씨가 안 좋았었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어제에 이어 오늘도 날씨가 어마어마하게 좋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탔다. 뭘 할까 고민하다 오늘은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하도 오래 안 탔더니 바람이 다 빠져 있다. 바람을 넣고 페달을 밟았다. 겨울 내내 안 탔으니 근 반년만이다. 겨드랑이 사이로 지나는 바람이 아직은 조금 차게 느껴진다. 어디를 갈까 하다, 그간 벼르고 한번도 못 갔던 융건릉을 가기로 했다. (예전에 한번 가 본 적이 있긴 하지만.. 이사 온 후로는 한번도 못 가본 것이다.) 신나게 페달을 밟아 집에서 2km 정도 떨어진 융건릉에 도착했다. 날씨가 좋다보니 사람이 엄청 많다. 하긴, 여긴 매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