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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겁한 역사를 청산합시다 - 노무현 제16대 대통령 후보 출정식
    세상 사는 이야기/시사人Kunner 2011. 5. 10. 00:11




    조선 건국 이래로 600년동안 우리는 권력에 맞서서 권력을 한번도 맛보지 못했고.
    비록 그것이 정의라 할지라도, 비록 그것이 진리라 할지라도..
    권력이 싫어하는 말을 했던 사람은, 또는 진리를 내세워서 권력에 저항했던 사람들은 전부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 자손들까지 멸문지화를 당했습니다. 패가망신을 당했습니다.

    600년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습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저질러져도, 어떤 불의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척 하고 고개 숙이고 외면해야 했습니다.

    눈 감고 귀를 막고 비굴하게 사는 사람만이 목숨을 부지하고 밥이나 먹고 살 수 있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제 어머니가 제게 남겨 주었던 제 가훈은
    "
    야 이놈아,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바람 부는대로 물결 치는대로 눈치 보면서 살아라.
    "

    80년대에 시위하다가 감옥 간 우리의 정의롭고 혈기 넘치는 우리 젊은 아이들에게 그 어머니들이 간곡히 간곡히 타일렀던 그들의 가훈 역시
    "
    야 이놈아,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그만 둬라. 너는 뒤로 빠져라.
    "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 했던 우리 600년의 역사 -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합니다.

    권력에 맞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번 쟁취하는 역사가 이뤄져야만이 이제 비로소 우리의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얘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것입니다.


    아빠와 정치를 논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이 연설이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아빠는 줄곧 세상에 순응하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누군들 생각할 줄 몰라서 그러느냐고. 결국은 먹고 사는게 제일 중요하지 불만만 많아봐야 다 쓸데 없는 거라고.

    나는 피를 토하듯 말했다.

    그게 삶이고, 그게 세상이고.
    그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라면 - 그게 철듦이라면.
    과연 그 철듦 - 꼭 해야하느냐고.

    "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
    그게 삶이다.
    "


    그렇게만 말하면.. 과연 우리 세대에게, 또 우리가 그 아래 세대에게..
    어떻게 정의를 가르칠 수 있단 말인가?



    당신은 그렇게 가시면 안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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