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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렇게 하루가 저문다.
    Letter from Kunner 2005. 9. 26. 06:32
    *
    요 며칠 올렸던 글을 되돌아 보니..

    가장 눈에 띄는 건, 글들이 무척 짧아져 간다는 것.
    띄엄띄엄 쓰는 글, 그나마도 쓰기 귀찮아서인지..
    긴 말 필요 없어서인지..
    글들이 무척이나 짧아져 가고 있어.

    하고 싶은 말 꾹꾹 눌러 참느라 그런가..


    **
    며칠 몸이 안 좋다가, 어제 끙끙 앓고..
    그야말로 몽롱한 기분으로 오늘 하루를 보낸다.

    밤 9시가 넘었는데도..
    종일 자다 깨다를 반복한 덕에 내 생체 시계는 아침인지 낮인지 구분이 안 가.

    아직 허리와 다리가 조금 쑤시는 느낌이 나는데..
    그래도 몸살은 살짝 물러간 것 같아.

    아프고 난 다음에야 깨닫는..
    건강의 중요함. 그 감사함.

    가끔.. 몸 아픈데 없는게 어찌나 감사한 일이냐.. 하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아프고 난 다음에 느끼는 건 참 새로워.
    결국은 별 수 없는 인간이라..

    꾸준히.. 건강을 좀 돌보며 살아야겠다.
    그래야 뭐든 할 수 있지 않겠어..



    ***
    해야 할 일은 산더미인데,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있어.
    이사할 집도 알아 봐야 하는데,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고..
    사이트 제작 의뢰 받은 것도 내내 미루고만 있고..

    이렇게 게을러 져서는 안 되는데.
    자꾸만 게을러져가.

    요며칠 컨디션 난조로 어쩔 수 없었다 치고,
    다가오는 한 주는 좀 더 열심내 보자.

    이런 표현 참 좋아.
    "열심히 하자"가 아니라 "열심내 보자" ㅋㅋ


    ****
    본의던 아니던.. 선의던 악의던..
    때론 겉과 속이 다른 나임을 부정할 수가 없다.

    그래야만 하는 걸거라고..
    그땐 그래야만 했던 거라고..
    그래, 무조건 솔직한게 좋은 건 아닐거잖아.
    둥글게 다듬어져 간다, 건너.


    *****
    별 얘기 없지만..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글을 쓰고 있을 땐..
    참 기분이 편해져.

    나는 워낙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
    듣는 이 없더라도 두런두런 내 얘기 하고 있을 때면,
    그리고 지금처럼 약간은 몽롱한 기분으로 좋아하는 음악 들으며 키보드 두드릴 때면..

    그야말로 별 거 아니지만..
    행복이란게 그리 먼 얘기는 아니야.
    찰나에 불과하더라도, 지금 난 행복하니..

    9월의 마지막 주일.
    이렇게 하루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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