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여름의 막바지에 다녀 온 도쿄.
벌써 3년도 더 지난 옛날이 되었다.

하드디스크의 사진을 정리 하다 그 당시의 사진들을 발견했다.
발견이란 말을 쓰는 건, 지난 번에 실수로 하드를 포맷한 후 복구했을 때 사진들이 대부분 사라지고 그나마 있던 사진도 파일명이나 순서가 뒤죽박죽이 되는 바람에 어떤 사진이 남고 어떤 사진이 없는지조차 몰랐기 때문이다.

어떻든..
까맣게 잊고 살았던 것 같은데.. 사진을 보고야 저런 시절이 있었구나 싶다.


 filename=IM-U160


이 사진의 표정은 몹시 자연스럽다.
셔터 누르는 건 참 좋아 하면서도 카메라 앞에 서면 얼굴이 잔뜩 긴장되곤 하는데..
현오형이랑 같이 갔던 여행이었는데..
당시엔 현오형과 단둘이 있을 때 마음이 참 편했던게 아닐까 싶다.


 filename=IM-U160


휘황찬란한 하라쥬쿠 Dior 전시관 앞에서.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닮진 않은 사진.
그러나 괜히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실제로 내가 저렇게 생겼으면, 하는 맘이 없진 않을거다.
사진이란게 왜곡이 있긴 하지만, 원판 불변한다고 하지 않는가? ^^;


 filename=IM-U160

도쿄 시청 밑, 대기시간이 엄청나게 길던 신호등을 기다리며..

지금은 담배를 끊었지만, 가끔 그리울 때가 있다.
바로 저런 순간, 깊게 빨아 들이고 뿜어내던 그 맛을 더는 느끼지 못할 거라 생각하면 안타깝기도 하다.
하지만 일단은 건강해야니까...
마치 홍콩영화와 같은 불빛이다.
핸드폰 카메라 밖에 없었다는 것이 못내 아쉽던...


 filename=IM-U160

내가 생각하는 나와 가장 비슷하게 생긴 사진.

사진을 찍다 보면 가끔은 전혀 나 같지 않은 사진들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런 건 대체 뭘까?
오오에도 선을 타고 어딘갈 가려고 하는 중.. 이 아니다.
그냥 연출된 자세일 뿐이다.


 filename=IM-U160

오다이바를 가면 누구나 이런 사진 하나 쯤 찍을 것이다.

하지만 성화를 잘라 먹은 저 구도란 정말..
이런 구도를 자주 만드는 사람들은 셔터를 누르기 전에 잠깐 망설일 필요가 있다.
어떻든 좋다. 놀러 가서 찍은 사진이니 그걸로 좋은거다.


 filename=IM-U160

예전에 홈페이지에 올렸던 사진이다.

제목은 Go, 였지.
굳게 다문 입이 우직해 보인다.
그렇게 묵묵히 내 갈길을 가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다.






사진 속의 내가 말하고 있다.

" 자주 보고, 자주 얘기 하지 않으면 잊고 말아.
  그렇게 기억에서 잊혀지면, 존재하지 않는 게 되어 버려. "

내게 있어 얼마나 많은 시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어 버렸을까.

사진 속의 내가, 지금보다 훨씬 어려 보이는.. 훨씬 건강해 보이는 사진 속의 내가 말하고 있다.

" 살아 가라. "

버텨 내는 게 아니라 살아 가라고, 말하고 있다.


살아가자.
살아내자.

버텨내지만 말고 올곧이 내 인생을 살아가자.


갑자기 웬 옛날 사진을 잔뜩 올리고 이러는가 싶지만..
아마도 지금의 내 모습이 못마땅한 걸거다.
저런 때도 있었지, 하고 넘겨 버리지 못하는 아쉬움. 안타까움.
조금은 좌절스럽기도한 패배감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무언가 바꾸지 못하는 무력함.


하지만 이러고 있을 틈이 없다.
아직 살 날이 창창하지만 죽을 날도 가까워 오고 있다.
정신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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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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