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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메라 여행을 마치다.
    쉼을 위한 이야기/사진 2011.10.25 07:02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진이란, 과연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걸까?
    나는 과연 어떤 사진을 찍고 싶은걸까?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가진 장비들을 둘러 보니.. 참 가당치도 않은 것 같아서 입맛이 썼다.
    그날로 장비를 모두 처분해 버렸다.
     

    DSLR-A900 | Pattern | 1/80sec | F/4.5 | 0.00 EV | 105.0mm | ISO-1600

    어쩌면 그건 날씨 탓이었을지도 모른다. 잠깐 지나가는 우울증 때문이었을지도..




    그러고 나니 또 울적해졌다.
    어떤 사진을 찍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을 딱히 더 한 것은 아니지만..
    셔터를 누르는 손맛과 철컥, 하는 셔터 소리가 그리웠다.

    무언가를 '한다' 는 행위 자체가 좋은 것이 아니었을까?

    마침 여행을 가기 위해서라도 카메라가 필요하긴 했다.
    가볍고 단촐하게 미러리스 카메라를 들였다.

    여행 내내 그 작은 카메라와 함께 하면서..
    손에 안 익어 아쉬운 순간이 종종 있긴 했지만
    최신 카메라들의 성능에 놀라고, 또 놀랐다.
     
    대단하구나, 기술의 힘이란.


    NEX-C3 | Center-weighted average | 1/320sec | F/5.6 | 0.00 EV | 55.0mm | ISO-1600

    종종 아쉬운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조금만 더 신경써주면 충분히 좋은 사진을 뽑아내준다.




    하지만 a900의 셔터 소리가 그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뭐 어떤 대단한 사진을 찍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저 아날로그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그 녀석이 그리운 것이다.

    그러다 a77이 발매되고, 고민 끝에 현장 판매 행렬에 참가했다.
    꼬박 밤을 새서 받아 든 카메라니 애지중지.. 고이고이 오래오래 쓰자 마음 먹었다.

    하지만 웬걸. 
    불과 보름을 채우지 못하고 내쳐버렸다.
    적응 못 한 탓이 더 크겠지만..
    내가 생각하던 그런 카메라가 아니었다.

    카메라를 잡고 셔터를 누르고, 컴퓨터로 옮겨 사진을 확인하기까지..
    그 과정이 이렇게 불안했던 적이 또 있었을까?
    더구나 바디오류로 언제 꺼질지 모르는 불안함까지 더해지면서 밤을 새워 산 카메라에 대한 정이 뚝 떨어졌다.

    더 맘쓰지 않고 바로 장터행.
    가라, 가라.


    SLT-A77V | Pattern | 1/125sec | F/9.0 | +0.30 EV | 16.0mm | ISO-50

    밝은 낮, 포커스 잘 맞은 부위의 표현은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어두운 부분의 디포커싱된 부분의 처리는 최악이었다.


     

    그리고 다시 a900을 알아 보다가, 마침 매물로 나온 850이 있어 송탄까지 가서 사왔다.
    a900이 아닌게 좀 아쉽기는 하지만.. 이걸로 만족하고 잘 써야겠다.

    뭐 얼마나 대단한 사진을 찍겠느냐만..
    결국 나 좋자고 하는 취미 아니겠는가.
    썼을 때 기분이 좋아야지 않겠는가 말이다. 하하..

    DSLR-A850 | Pattern | 1/250sec | F/1.4 | -0.30 EV | 50.0mm | ISO-200

    애초에 사진은 내게 '일'이 아닌 '쉼'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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