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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역질난다.
    세상 사는 이야기/오늘의뉴스읽기 2011. 2. 1. 01:39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의 열기가 북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 홍해를 넘어 같은 이슬람권인 중동 지역에도 옮겨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야흐로, 이슬람이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아직은 민주주의에 대한 체계적인 학습이 부족하고 독재 이후의 정치체제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측면이 있지만, 세상에 어떤 혁명이 처음부터 완성을 가지고 있던가?
    우리네 4.19가 그랬듯, 5.18이 그랬듯, 6.10이 그랬듯.. 
    그렇게 뜨거운 열망이 하나 되어 새로운 세상을 열어 가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정말 간만에 뜨거운 뉴스를 접했고, 이 뉴스는 요즘 내가 가장 관심있게 들여다 보고 있는 주제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정말 민주주의가 가능한지, 
    민주화 운동의 불씨가 사우디아라비아에까지 위협이 되는 현실에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과연 어떻게 행동할지,
    이 민주화운동의 단기적 결말은 어떻게 날 것인지.

    천안문사태 이후 20여년간 체제의 안정을 위해 노력해 온 중국은 자국 내 주요 포털에서 '이집트'라는 검색어에 대한 검색결과를 게시하지 않도록 했다고 한다.
    튀니지와 이집트의 민주화 운동이 지구 반대편의 중국에 어떤 영향을 줄 지도 참 관심이 간다.

    이는 단순히 민주주의가 좋은 것이니까,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튀니지와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민주화 운동이 떠오른 것이다.
    나는 IMF 학번이니 민주화운동 같은 것은 해 본 일이 없지만, 
    지난 60여년의 세월 속에 일어난 여러 민주화운동들에 대해 배우고 자란 덕분이다.

    그래서 나는 피부도, 국적도, 인종도, 종교도, 가치관도 무엇도 다른 그들을 진심으로 지지하고 있고
    한번도 본 적 없는 그들에게 끈끈한 유대감을 느끼고 있다.

    군부가 그들에게 가하는 폭력에 분노하고, 그 나라의 지식인들이 보여주는 비겁함에 분노하고 있다.


    그런데 나를 더욱 절망스럽게 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언론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경제 관련 뉴스를 보면 
    튀니지와 이집트의 민주화 운동을 소개하는 끝자락에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이 부정적이라는 뉘앙스가 담겨 있다.

    더욱이 이집트 소요 사태로 인해 국제 투기 자본이 안전자산으로 몰린 탓에 KOSPI가 급락했다는 분석에까지 이르자
    어서 투쟁이 끝나서 안정을 찾아야만 한다든가,
    만약 투쟁의 결과로 정부가 전복되면 더 큰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든가 하는 등의 이야기를 쏟아 내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에 - 특히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그네들은 민주화 따위 하지 말고 그냥 살던대로 살아야 한다는 얘기다.
    뉴스는 사실을 전달해야 하니 단기적으로 우리나라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것까지는 보도할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그 다음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수억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내놓고 투쟁하고 있는데, 고작 2조원 가량의 수출액을 동등한 가치로 비교한다고?
    정말 이런 수준의 기사를 보면서 정말 한심함을 넘어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논조로 항상 자본을 옹호하고 사람들을 선동해 왔으니 새로울 것도 아니지만, 새삼 치를 떨게 만든다.


    이런 기사를 써 내려가는 기자들 면상 한번 보고 싶다.
    정말이지, 돈에 영혼을 팔아 버린 너희들은 개자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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