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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Letter from Kunner 2006. 5. 30. 11:36벌써 한주, 아니 8일이 지났다.
스스로를 관리하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워서..
한번 어긋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어진다.
하루가 이틀이 되고, 그렇게 한주가 미쳐 알아챌 틈도 없이 지나 버린다.
시간이 이렇게 지나가 버렸구나.. 하고 느낄 때 쯤이면 이미 한참 늦어 버렸다.
그래도 왜 그런 말 있잖아,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 라는 것.
위안 삼고 살아야지.
매일 매일이.. 어제와 오늘이 같으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는 이런 것도 다 끝이 있단 사실을 깨달을라 치면 퍽이나 두려워지니까...
더구나 오늘이 결코 어제와 같은 하루가 아니라는 데서는..
그 자체로 두려움이 스물스물 피어 오른다.
나는 사회적 노화 못지 않게, 생체의 노화도 무척 두렵다.
운동, 금연, 절제.
아아.. 언젠가는 내가 내 몸을 마음대로 가누지 못하는 날이 올 거라는 생각에,
아직 젊디 젊은 나는 쓸데없는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다.
이렇게 무턱대고 바보 같은 날이 가끔 오기도 하고, 그건 바보 같은 생각이란걸 잘 알고 있긴 하지만..
아직 가 보지 못한 길은 늘 두려움이라니 공포 자체가 이상한 건 아니지 않은가.
순간 지난 기억의 몇 컷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난다.
왜 그게 떠올랐는지는 모르겠어.
어떤 사유도 없이, 아무 연유도 없다.
뭐라고 말했던 것 같기도 하고, 뭐라 말하는 걸 들은 것 같기도 한데..
이제는 더 이상 기억나지 않지만 어쩐지 즐거운 그 시간들.
어쩌랴, 우리는 점점 늙어 가고 시간은 점점 나를 재촉해 오는데.
하지만 또 어떠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아직 이렇게나 많은데.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