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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y said, "I love you."쉼을 위한 이야기/영화 2005. 12. 1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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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평온한 주말..
걸려오는 전화도, 귀찮은 우편배달부도 없는 지극히 평온한 주말이다.
지난 며칠 동안 그렇게도 영화가 보고 싶더니..
아무래도 그건 오늘을 위한 것이었던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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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박수칠 때 떠나라"를 보고 난 후에도..
영화를 보고 싶은 갈증은 풀리지 않았어.
볼만한 영화 없을까.. 한참 둘러 보다 오늘 두편의 영화를 연달아 봤어.
한편은 "종려나무 숲", 다른 한 편은 "I am Sam".
개봉한지 몇년이나 된 "I am Sam".
아마 못 본 사람 거의 없을 영화를 이제서야 "다운" 받아 봤다니 좀 우습긴 하지만..
명불허전이랄까, 영화 정말 좋았어.
촉촉하다 못해 축축히 젖은 맘으로 기분 좋은 토요일 밤을 맞는다.
먼저 "종려나무 숲" 얘기부터.
김민종이 주연한 영화 답게.. 관객 동원 실적으로 보자면 처참히 망가진 영화야.
김민종은 유독 영화와은 관계가 없어놔서 아마 그가 "친구" 나 "태극기 휘날리며" 같은 흥행작을 찍었다 해도..
그 영화는 폭삭 망해 버렸을거야.
딱히 비호감의 배우는 아닌데, 항상 왜 그렇게 처참히 실패하는 걸까?
그 전까지는 아마도 영화 선택 상의 miss 였다고 생각했어.
대체.. 대본을 보고 영화를 선택하기는 하는 건지..
어쩜 그리 어처구니 없고 엉성한 영화에만 출연하는지 이해가 안 갔었거든.
사실 이번 "종려나무 숲"을 보기로 마음 먹은 것도..
그야말로 충동적이었을 뿐, 뭔가 기대를 하고 본 건 절대 아니었어.
그의 영화는 유치하고, 어이없고, 엉성하기만 할거라 생각하는 편이거든.
하지만 이번은.. 그가 아직까지 나왔던 영화들과는 조금 다르달까?
물론 기대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봤기에 그랬을 뿐..
다른 대작들에 견주어 보면 형편없고 엉성한 건 매 한가지겠지만.
그래도 이번은 조금, 아주 조금은 나았어.
영화를 떠올려 보자면 주연은 김민종이 아니라, 조은숙과 김유미가 되겠지.
김민종은 스토리 텔러로 등장하는 조연일 뿐.
아마 김민종을 메인으로 내세운 건 그의 유명세를 노린 판촉 전략일 뿐일거야.
덕분에 영화는 가슴 적시는 멜로물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조은숙과 김유미가 그리는..
두 여자의 恨을 다룬 드라마 같았어.
그나마도.. 스토리 전개가 좀 따분했지.
이런 점들때문에 한국영화,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소재도, 스토리도 나쁘지 않았지만 전개 방식은 좀 갸우뚱 하게 만들어서..
전체적으로 영화를 따분하게 만들어 버렸어.
지극히 나쁘지는 않았지만, 딱히 좋지도 않은 그런 "종려나무 숲"이었다.
그리고 "I am Sam".
사람들이 많이 본 영화는 역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했어.
사대주의는 아니지만, "종려나무 숲"을 보고 난 후 바로 본 영화다 보니..
우리 나라 영화는 좀 보고 배워야 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던 걸.
그들의 연기력, 극의 구성능력 이런 건 딱히 말 할 것도 없이...
보는 내내 가슴이 절절해지는 느낌.
워낙 유명한 영화다 보니..
영화에 대한 얘기도 너무 많이 들었고, 내용은 안 봐도 될 정도.
몇몇 장면은 아예 이미 봤던 영화같기도 했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몇번이나 눈물을 쏟아야만 했어.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는 줄곧 "사랑해"를 외치고 있어.
마치 "Sam"이 딸 "Lucy" 에게 쓴 편지의 P.S 처럼.
마치 "Beatles"의 "Mischell "에 나오는 마지막 구절처럼...
"I love you, I love you, I love you.."
어떤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어떤 말을 더한대도 결국은 뻔하고 진부한 얘기만 될거야.
말하기 좋아하는 나지만, 이 영화를 두고는 어떤 말도 더할 수가 없어.
그저..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Just, I love you, I love you, I love you.."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