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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바뀌고 있다.쉼을 위한 이야기/책 2003. 9. 28. 01:05그동안 나는 많은 고민과 방황으로 나아갈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아.
거울을 보면 해 놓은 것 하나 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던 내가 서 있고..
그걸 안타까워하면서도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몰랐지.
현실의 고민들과 여러 문제들이 내 머릿속을 꽉 들어차고 있지만 그걸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지 몰랐어.
나이는 자꾸만 먹어 가지..
대학졸업 후 취직이라는 일반적인 코스는 완전히 남의 얘기가 되어 버린터라 앞으로 어떻게 살아얄지 막막하기만 하고..
지금이야 나이도 젊고 병역특례라는 변명거리가 있으니 박봉이라도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만..
좀 더 나이를 먹게 되고 가정을 꾸려야 할 때가 온다면..
그때 나의 경쟁력은 뭐가 될까 고민되고..
아침에 잠이 덜깬 얼굴로 전철에 올라 꾸벅꾸벅 졸다가 회사를 가서 하루 종일 사장 좋을 일만 하다가 집에 돌아와 또 그렇게 잠들고..
또 다음날 아침이면 피곤한 몸 이끌고 출근하고..
평생 이 짓을 반복하다 가게 되는 건 아닌가 많이 걱정스럽고 도무지 앞이 안 보였지.
하지만.. 요즘 나는 분명 이전까지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그렇게 믿고 싶다.
일본계 미국인 로버트 기요사키가 지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라는 제목의 책이 있지.
직장인 열명 중 여덟, 아홉은 읽었다는 아주 유명한 책이야.
그 책이 출간된 지는 꽤 오래 됐지만 나는 여태껏 읽지 않고 있었어.
돈이라는 것에 관심쏟는 것은 왠지 경멸의 대상이어야 할 듯 하고..
그런건 다른 것을 잘 하면 따라오는 부수적인 일이라고 생각했었고..
게다가 대부분 에세이들이 그렇듯.. 몰라서 못 하는게 아니라 안 해서 못하는 것들을 다루고 있을테지.. 하는 생각으로 기회가 있어도 의도적으로 읽지 않았었어.
그대신 나는 좀 더 형이상학적인 것에 관심을 갖고 싶었지.
그러다 이번에 형의 권유로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의 대다수가 그랬다고 하던데.. 나 역시 강한 인상을 얻게됐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해서 마지막 장을 덮기까지..
그 느낌은 너무도 강렬해서 책을 다 읽고난 후에도 하루 종일 그 책의 내용에 대해 생각하게 될 정도였지.
부자가 된다는 방법 같은 현실적인 개념이 문제가 아니야.
내가 그간 당연하다고 믿었던 많은 것들에 대한 생각들이 더는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사회가 정해놓은, 그리고 나 역시도 일주일 전까지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던 진로에 대한 강한 반론..
또 그래야 한다고 믿었던 많은 것들이 송두리째 뽑혀 나가는 느낌이란.. 참 인상적이었지.
그간의 통념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들이다 보니 삐딱한 자세로 쓸데 없이 고집을 부려보기도 했지만 후련하고 통쾌한 그 느낌에 자꾸만 다음장을 넘기게 되는 책이었지.
책을 읽기 전 나는 앞날은 암담하기만 했고 해 놓은 것 하나 없이 나이를 잔뜩 먹은 가여운 20대였고..
책을 읽고 난 후의 나는 희망으로 가득한 앞날을 가진, 그리고 아직까지 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이룰 수 있는.. 이제 겨우 20대 중반인 청년이 됐어.
내 마음의 변화, 그것이 결국 가장 큰 변화가 아닐까.
푸념과 한숨으로 가득하던 나의 어제는..
온갖 희망과 각종 아이디어들로 꽉찬 머리 속을 주체하지 못하는 활기찬 오늘을 맞고 있다.
이런 변화에 스스로도 깜짝 놀랄 정도지.
새로운 출발선에 선 나는 전에 그랬던 것처럼 또 실패하고 또 주저앉고 또 포기하게 될까봐 두렵지만..
그런 걱정따위는 그동안 했던 걸로도 충분하지 않겠어?
하지만 난 확실히 믿고 있어.
나는 분명 달라지고 있고, 그 달라짐을 바탕으로 앞으론 더 잘 할 수 있을 것임을...
나의 이런 바람과 다짐들이 그저 "말"하기 위한 "말" 같진 않은가?
실재(實在)의 변화가 아닌데도 변화라고 믿고 싶은 몸부림일 뿐인거라 생각되진 않는가?
타고난 이상주의자인 나는 변화가 실재하지 않는 다짐뿐이더라도 가치있다고 생각하지만,
분명 누군가는 이걸 보고 고개 저을지 모르겠어.
하지만.. 때론 그래야 할 때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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