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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Letter from Kunner 2012. 6. 20. 23:49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한지 어느덧 5개월이 되어 간다.
이렇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면 내가 전과는 조금 달라져 있는 것을 느낀다.
그건 의식적으로 변화를 갈망한 탓이기도 하고, 주변과 자연스럽게 동화된 때문이기도 할거다.
(단적으로 지각대장이었던 내가 새로운 회사에서는 - 정확히 말하면 프로젝트가 끝난 4월 중순 이후에는 단 한번도 지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 - 심지어 보통 30분 전쯤에 도착하는 것 : 과거의 나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새 직장에 입사하면서 내가 가장 염두하던 것은 겸허한 마음을 갖는 것이었다.
첫 출근하던 날 아침, 아버지가 해주신 말씀을 가슴에 깊이 새겨보고자 했다.
"네가 속한 곳에서 가장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바로 너다."
말을 하기보단 듣고자 했다.
행동이 앞서기보다 신중하고자 했다.
불만을 말하기보다 감사하고자 했다.
먼저 손 내밀고, 한번 더 웃고자 했다.
그런데 요즘 그 다짐이 조금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내가 느낄 정도면 다른 사람들은 더 심하게 와닿겠지.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속 상하는 일들도 생기고 하면서..
자꾸 불만이 많아지고 불평하는 말과 시간이 길어진다.
작은 성공에 우쭐해 경거망동하는 일도 종종 생긴다.
때론 교만이 스물스물 피어 오르기도 한다.
정신 차리고 보면 실수 투성이 - 벌어진 일은 돌이키지 못하고, 내뱉은 말은 주워담지 못한다.
그러나 자책은 이쯤 해서 그만 두고, 내일부턴 다시 정신 가다듬고 열심히 뛰어야겠다.
이런 모습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아.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을만큼 괜찮은 내가 되자.
할 수 있어.
힘내자, 서른 너머 청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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