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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Kunner.com
Kunner
2011. 2. 6. 00:27
나의 개인 홈페이지인 Kunner.com은 지난 99년 처음 문을 연 이래,
나의 게으름과 관리 소홀, 그리고 여러가지 복잡한 사정들로 인하여 몇번이나 닫았다 다시 열었다를 반복하고,
그 와중에 몇번이나 게시물을 몽땅 날려 먹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역시 1999~2002년에 이르는 근 1만여개로 추정되는 게시물을 날려 먹은 것.
20대 초반의 나이가 으레 그렇듯 온통 자의식 과잉한 글들 뿐이었겠지만(사실 이건 서른을 넘어 버린 지금도 마찬가지일거다),
어쨌거나 당시의 글이 아직도 남아 있더라면, 가끔씩은 그 시절의 나를 만날 수 있었을텐데...
그렇게 날려 먹은 후로는 글 쓰는 일이 현격히 줄어들었고,
그 결과 2002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총 게시물의 수는 1천개도 되지 않는다.
그러니 1999년에서 2002년까지, 그 4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1만개의 게시물이면 얼마나 많이 키보드를 두드려댔던 것일까.
당시의 내가 쓴 글이 딱히 대단해서가 아니라, 그 시절의 기록을 날려 먹었다는 것이 아쉬운거다.
생각할 수록 아쉽다.
그나마도 2007년 이후로는 게시물의 수가 급감하고 2008년부터 2009년의 글은 거의 없다.
관리 소홀로 다시 홈페이지를 날려 먹었던 시기다. 심지어 도메인도 잃었었다.
그렇게 홈페이지를 완전히 잃고 난 후, 블로그로 터를 옮기기로 했다.
스스로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으니.. 맨날 날려 먹고 이럴 바에 갖춰진 인프라에서 편하게 살자는 취지에서.
그리고 지난 해 말, 오랜 기다림 끝에 도메인 헌터에게 빼앗겼던 도메인을 되찾았다.
누군지는 몰라도 그 도메인 헌터도 황당했으리라.
10년이나 운영한 도메인이니 분명 돈 좀 받겠거니 싶었을텐데 2년이나 그냥 쳐내버려뒀으니..
그나마도 뒤의 1년은 혹시나 하면서 갱신했을건데, 여지없이 기대를 무너뜨렸으니 말이다.
여튼 그렇게 도메인을 돌려 받고 우연찮게 예전 홈페이지의 게시물 DB 백업 파일을 찾아냈다.
그리고 며칠 북적거리고 작업해 티스토리로 데이터를 모조리 옮겨 냈다.
내가 프로그래머였다는 사실이 이렇게 반가웠던 적이 또 없었으리라.
그리하여 Kunner.com에 다시 피가 돌기 시작했다.
아직 데이터가 잘 정리되지 않아 개중엔 글자가 깨지기도 하고, 사진이 엉망으로 올라가기도 하고..
뭐 그 외에도 여러가지 바보같아 보이는 것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또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 보자.
반갑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