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Kunner

두렵다.

Kunner 2013. 7. 25. 00:21




울적한 밤이다.


요며칠 너무 피곤해서 얼굴이 많이 상했는데,

아무래도 몸이 지친 탓에 마음도 지쳐 가는 걸까.


약하다.

약하다는 걸 인정하는건 비겁한게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약한 내 자신이 참 싫다.


내가 바라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

내가 하려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정말 남들 얘기 처럼 나는 꿈을 꾸고 있는게 아닐까?

점점 움추려 들고 있다.


위로가 필요한 것 같다.

누군가 내가 옳다고 말해주길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자꾸 확인 받고 싶은가보다.

어린 애처럼.


자꾸 무언가 핑계를 대고 싶다.

하지만 늘 말하는 것처럼,

결국 삶에서 어느 하나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이 없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책임의 무게감을 느낄 때 마다 또 움추려든다.


무섭다.

무섭다는 것을 느낀다는게 더 무섭다.

내가 무서워 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참 어려운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자체가 무섭고 두렵다.


어쩌면 나는 깜도 아닌 주제에 

무턱대고 덤빈 것은 아닐까.

이 두려움이 나를 지배하고 있다.


떨쳐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