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nner 2011. 5. 27. 22:52

오늘은 외부 회의가 두 건이나 있는 날이었다.
정확히 하나는 회의, 다른 하나는 제안 발표 PT.

아침에 정장을 입고 나가야 하나 잠깐 망설였다.
망설인 이유는.. 정장을 입고 나가면 버스며 전철 타기가 껄끄럽다는 것.
그렇다고 차를 끌고 가자니 오전 회의 장소인 파고다에 주차할 데가 없어 애 먹을 거다.
회의 참석할 때는 복장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좋지만, 제안 발표는 조금 다르다.

한참 이럴까 저럴까 하다가..
문득 정장을 입고 나가면 카메라를 가지고 나가기 어렵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그래서 정장을 집어치우고 카메라를 들쳐맸다.(냐하하)


10시 회의인데, 지나치게 일찍 도착했다.
회의 시작이 30분도 넘게 남았다.
혹시나 같이 회의 참석하는 부장님께 전화를 드려보니 아직이란다.

마침 날씨도 좋으니 커피나 한잔 하면서 주변 산책이나 해야겠다, 싶어 걸었다.

파고다 건물 뒷골목에 있는 스타벅스 - 강남 2호점의 벽.
패턴이 예뻐서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화각이 넓다보니 지저분한 것들이 좀 있었는데 16:9 로 잘라버렸다. 
종횡비를 바꾸니 좀 더 느낌이 사는 것 같다.



셔터를 누르고 나니, 점원이 사진 찍지 말라며 제지한다.
내부 인테리어는 눈으로만 봐야 된다나?

어처구니 없다는 의미의 썩소를 날려주고 커피를 들고 나왔다.
참... 지랄도 수준급이다.
하긴, 어디 점원 문제겠나. 그도 결국 시키는 대로 할 뿐일텐데..



길가 화단에 핀 꽃이 예쁘다.
한 손으로 전화를 걸며 다른 한 손으로 카메라를 잡고 손가락 끝으로 줌링을 돌렸다. 순간 뭔가 곡예를 부리는 듯한 자세가 됐다.
대충 가운데 맞춰서 셔터를 누른다. 미놀타 24-105의 색감이 참 좋다. 허허..



시험 삼아 위 사진을 1:1 사이즈로 크롭해봤다.
이건 뭐.. 최소거리 50cm 짜리 렌즈라고 욕할게 아니다. 확실히 화소가 깡패구나... 



여전히 전화를 하는 중. 한 손가락으로 줌링을 다시 풀고 광각으로 찍어봤다.
초점도 안 맞추고 그냥 손을 내려 대충 셔터를 눌렀다.
광각이다보니 쓸데없는게 다 잡혀서 반 이상 크롭해 잘라내버렸다. 그래도 화소가 깡패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와우.. 구백이 만세 ㅠ_ㅠ



역시 위 사진의 1:1 크롭.
광각의 1:1 크롭이다보니 위에서 망원으로 찍은 것처럼 또렷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화질 좋다.
좋구나, 미놀타! 




이쯤 하고 있는데 부장님 오시고..
같이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길 하다보니 사진을 더 못 찍었다.
빛도 좋고 꽃도 좋았는데.. 아쉽다.

그리고 나서 맹렬한 회의.
할 일을 잔뜩 받고 회의장을 나섰다. -_ㅠ


을지로에서 제안 발표 마치고 난 후 바라본 하늘.
비너스포트의 하늘이 생각났다. 뭐 대단할 건 없는 하늘이지만 말이다. 



병점역에 내려 바라 본 하늘.
노이즈가 지글지글.. 뭔가 보기 싫은게 되어 버렸다. 실제 하늘도 뭐 그리 좋진 않았지만. 



참 이리저리 잘도 변하는 날씨다.
찌뿌린 듯 하다 싶다가 갑자기 맑다가.. 또 갑자기 흐려지고.
간만에 예쁜 석양을 보려나 싶었는데, 안개인지 먼지인지 모를 뿌연 무언가가 하늘을 가득 뒤덮었다.
이런이런..

얼른 이 봄이 다 가야 맑은 저녁하늘을 보여주려나...


지난 겨울의 멋진 하늘이 새삼 그립다.


아, 이제 얼른 과제 해야지 -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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