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간의 중국 출장을 마치고
여행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3박 4일간의 짧은 - 하지만 너무나 강도 높은 출장을 다녀 왔다.
작년에 광저우를 잠시 들렀다 온 걸 빼고는 중국에 가 본 적이 없는지라,
한 번에 상해와 북경을 모두 다녀 올 수 있다는 사실에 내심 설레기도 했지만..
다녀오고 나니 설렐 이유가 없었다.
그냥 일, 일, 일..
결국 장소만 옮긴 사무실이었을 뿐. -_ㅠ
그래도 마지막 날엔 공항에 오는 길에 잠시 짬을 내 자금성에 들렀다.
그런데 80년 만의 한파라나?
한낮 기온이 영하 16도 라는 엄청난 한파 속에서 이미 여행은 고역이 된 지 오래였다.
같이 간 사람들이 맨손으로 트렁크를 끌고 오는게 안쓰러워 장갑도 다 벗어 주고 맨 손으로 카메라를 잡고 있다 보니 두 손은 꽁꽁 얼어서
나중엔 내가 셔터를 누른건지 셔터가 나를 당긴건지 알 수가 없었다.
완전히 거지 꼴이 다 되어서는..
후다닥 공항으로 도망쳐 왔다.
그리고 이건, 춥디 추운 날의 자금성,
그 짤막한 기록이다.
이 추운 날에 저기 서서 꼼짝도 않고 있는 군인을 보고 연민이 들었다.
참으로 경의를 표한다.
중화인민공화국만세, 세계인민대단결만세 라는 글귀 사이에 모택동의 사진이 인상 깊다.
절대왕조가 만든 유적에 인민의 해방을 기치로 한 글귀와 인물이 새겨져 있는 것은 그 자체로 지독한 아이러니다.
해방이 구속의 또 다른 의미인 것과 마찬가지로.
자금성을 처음 보고 느낀 생각은 '정말 크다..' 였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광대한 궁궐.
아마 누구든 다 그 크기에 압도되겠지.
이 어마어마한 유적이 문화대혁명을 무사히 넘기고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북쪽에서 남쪽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
위와는 정 반대 위치에서 찍었다.
의도한 것과는 좀 다르게 나왔지만, 설정을 만지고 자시고 할 수가 없었다.
너무 추웠거든..
어스름녘의 북경 공항.
나는 이 어스름녘의 빛이 참 좋다.
나른함도 느껴지고, 무언가 포근한 느낌도 든다.
아쉬운 여행의 마지막 저녁이 그렇게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