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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가 온다. 많이..
    Letter from Kunner 2004. 6. 2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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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오늘.. 비가 많이 온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태풍이라지.

    내일 오전까지 비가 온다는데, 오늘의 비는 여느 때보다 더 나를 침울하게 해.

    딱히 나쁜 일은 없는데, 그냥 많이 가라앉은게..
    불도 꺼지고 창도 다 닫아 버려 어둡기만 한 방에 혼자 앉아 음악 켜고..
    나름대로 청승이란 청승 다 떨고 있다.

    6월도 하반기가 되고..
    어제 가만 생각하니 엊그제 같던 일들이 모두 1년 전의 일이네.

    그 1년의 시간, 나는 게시판을 4 페이지 돌려놨네.
    그 80여개의 게시물이 나의 1년을 증거하고 있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고민이며, 사건들.
    나를 해고해 줬으면 하는 바람은 1년이 좀 못된 얼마 전, 그대로 반복되고 말이지.

    최근엔 뭔가 나사빠진 사람처럼 살고 있어.
    중요한 것 뭔가를 잊고 지내는 것처럼.. 시간만 죽이고 있네.
    이제 조금 있으면 7월이 되고, 그 7월은 무척이나 바쁠 것 같아.

    그렇게 바쁜 시간을 지나고 나면, 훈련 들어 간다.
    8월 2일 ~ 28일. 꼬박 4주 동안, 잠시 자리에 없을 예정이야.
    좋은 공기, 적당한 운동.
    모르는 사람들과의 새로운 만남.
    그리고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상상하지 못한 여러가지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하긴, 그거야 사람 사는 인생이 다 그러니 특별히 감상에 빠질 일은 아냐.

    그렇게 훈련을 마치오면.. 바야흐로 내 병역특례 기간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게 된다.
    회사 프로젝트도 하반기엔 예정된 게 없고..
    잘 하면 플러스 알파를 얻을 수도 있을 지 몰라.

    그런 일들은.. 그때 가서 보면 되겠지.

    2004년, 내 나이 스물 여섯.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아 못마땅해.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때, 내가 이 시간을 참 어둡게 생각할 거 같아.
    그리 즐겁고 유쾌하지 않은 시간만 계속 반복되는 거 같아 내 인생이 이렇게 우울해 보일 수가 없다.

    그래도 이런 생각 지워 보려고,
    영화도 보러 다니고, 지난 주엔 사람들이랑 등산도 하고..
    특별한 일 없을 때는 일요일마다 축구장도 다니고..
    바쁘고 즐겁게 살아 보려 노력하긴 하는데.. 뭔가 빠진 것 같아.

    어제는 연애소설이란, 참 많이 지난 영화를 봤어.
    개봉한지 2년 여가 됐나? 정확히 언젠지는 모르겠지만.. 1년은 훨씬 넘은 듯 하다.

    언젠가 은자 누나가 연애소설을 보고 와서는 내게 추천한 적이 있었지.

    차태현이 이은주와 손예진과 처음 친구가 될 때,
    손예진이 차태현을 보고 불편하다고 말하고 퇴짜를 놓자..
    차태현이 시간을 한 시간 돌렸으니, 지난 시간 잊어 달라는 장면이 있어.
    그 장면을 두고 누나가 내게 뭔가 충고해 준 적이 있는데, 어떤 말을 했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 영화를 보는 내내..
    "나도..." 하는 생각 계속 하고 있었다면 내가 너무 처량해 보이려나?
    하하..


    이 태풍이 지나고 나면, 곧 장마가 올 거래.
    목요일부터 또 비가 온다더군.

    올해 장마는 짧고 굵다나?
    그렇게 장마가 지나고 나면, 무더운 여름이 계속되겠지.
    그 무더운 여름, 나는 이곳에 없을 거고, 나와서는 서늘한 가을이 이어질거야.

    뭐가 이렇게 빨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언젠가부터 나의 보폭보다 훨씬 더 빨라지는 시간...


    내가 따라잡을 수 있게, 가끔은 좀 멈춰 뒤를 돌아보려무나.. 그럴 리 없겠지만.

    2005-02-24 오후 9:19:21에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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