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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그저 좀 더 진지할 뿐이야.
    Letter from Kunner 2005. 3. 28. 15:06

    이 글은, 나란 사람의 사람 대하는 방식, 그리고 사랑하는 방식에 대한 얘기야.
    그리고 나란 사람의 사람 대하는 방식은 다시 말하면 내가 절실하다 믿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의 행동양식이야.
    내게 의미있는 사람이 아니거나, 내가 애정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눈으로 바라봐야 해..."


    내게 그렇게 말한 사람이 있어.


    어쩌면 모든 인간관계의 문제는 거기에서 비롯되는지도 모르지.
    (비겁한가? 내게 속해 있다 말한 문제를 일반화 시켜 버린다.)


    무슨 말인지 알아.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내게 어떤 것을 바라는지. 내가 뭘 해야 하는지.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해.
    아니, 내가 아는 관심과 사랑을 단적으로 말하면 덮어 주고 감싸는 것이 아니라 꼬집고 헤집는 거야.


    나는 나를 사랑해.
    그러므로 나는 나의 허물을 덮고 감싸기보단 꼬집고 헤집어.
    다른 경우에서도 마찬가지야.


    사랑이라는 것이 통속소설이나 대중가요의 가사처럼 꿈길같기만 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오히려 그건 사랑이 아니라 부정하고 싶어.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에도, 형제나 친구, 이성간의 사랑도 정도의 차이만 존재할 뿐 그 기본은 흔들리지 않는다 믿어.


    다만, 받아 들이기에 따라 그저 아플 수도, 절실히 공명할 수도 있는 거라 생각할 뿐이야.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눈빛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말에 동의해.
    적어도 그 얘기에는 아무런 의구심도 갖지 않아.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이야.
    하지만 문장 그대로의 의미가 아닌, 그 이면의 얘기가 있다면 그건 경우에 따라 다를 거야.


    그 꼬집음과 헤집음 뒤에 있어야 할 흔들리지 않을 믿음과 간절한 기도를 모른다면 그건 사랑을 알지 못하는 거라 말하고 싶어.


    그저 달콤한 말과 눈빛만으로 사랑이 완성된다면, 그건 책임없는 유희일 뿐이야.


    그런 사랑은 얼마든지 쉽게 구할 수 있어.
    듣는이를 혹하게 만들만큼 달콤한 밀어를 읊는 것은 말 그대로 작업에나 쓰는 거라 말하고 싶어.


    가까이 두고 즐겨 읽는 책 중 하나인 "아무도 대신 인생을 살아 주지 않는다- 필립 체스터필드"에서 말하는 대로 성공적인 대인관계를 위해서는 적당히 덮어 주고 외면하는 일이 필요함을 알고 있어.
    오히려 필요에 따라서는 다른 사람의 단점까지도 칭찬해 주는 것을 체스터필드는 권하고 있어.
    하지만, 그 역시 필요에 따라서일 뿐이야.
    그건 분명 기만이고 그렇게 해도 될 상대에게만 허락된 일이라는 뜻이야.


    내게 누군가를 그렇게 대한다는 것은, 그 순간부터 그리고 앞으로 그와 나는 관계가 없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은 일이야.


    꼬집음과 헤집음이라는 말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음을 인정해.
    그건 극단적인 과격함이라는 것 역시 인정해.
    좀 더 유하게 바꿔 보면 얼마든지 적당한 말이 있을테지만, 나는 굳이 꼬집음과 헤집음이라는 말을 쓰고 싶어.
    설마 인간관계에서 꼬집고 헤집기에만 열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느낄 수 있을까.
    또 그런게 사랑이라 믿을 바보가 어디 있을까?
    과격한 표현은 표현 그 자체로만 바라보는 지혜를 가져 주기를..


    궤변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게 사랑이란 그런 거야.
    무언가를 하게 만드는 원동력, 자극, 그 끊임없는 동기부여.
    그리고 그 안에서의 보상, 쉼. 그리고 변화에 대한 만족.


    나는 나와 관계하는 사람들, 그리고 내 삶 가운데 진정한 발전을 이뤄나가고 싶을 뿐이야.
    나는 결코 숙제검사를 하는 선생님이 될 생각이 없어.
    함께 숙제를 하는 파트너라면 꼭 되고 싶어.


    내게 사랑이란 주제는 한없이 무거우며, 내게 인간관계란 것은 한없이 중요한 의미를 가져.
    물론,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랑, 중요한 사람과의 인간관계에만 국한된 얘기라는 것은 더 말 할 나위가 없어.


    혹 사랑이 부족하다 믿는 건 아닐까?
    아니 난, 그저 좀 더 진지할 뿐이야.


    내게 사람이란, 사랑이란 그리고 삶이란 유희가 아니야.
    내게 좀 더 각별한 사람에게, 난 늘 더 진지해.


    어쩌면.. 저건 실제의 나보다 훨씬 과장되어 있는 말일 지 몰라.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 돼.
    실제의 나는 그렇게 딱 부러지게 정확한 사람이 아니니.
    그저 바람이랄까..


    보이지 않는 것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아.
    하지만 보이는 것을 보려 하지 않는 것은 때로 심각한 문제가 돼지.


    끈기있게 기다리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일이야.
    하지만 체념하고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돼지.


    난 이 변화가 두려워.



    2005-04-23 오전 1:40:57에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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