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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쉼을 위한 이야기/영화 2006. 3. 22. 10:44
    어제 잠자리에 들기전, 영화나 한편 보고 잘까 싶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Rome 이란 제목이 붙은 녀석을 발견했어.

    그 전부터 이런 제목을 가진 드라마가 있더란 것, OCN 에서 방영중이란 걸 알고 있긴 했는데..
    방송 시간 맞춰 가며 TV 앞에 앉는 일이 내겐 무척 곤혹스러운지라.. 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장장 12 부작 짜리.
    이런 시리즈 물은 부담스러운 것이.. 한번 빠지기 시작하면 마지막까지 다 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거야.
    할 일도 많은데, 드라마에 빠져 있으면 안 되는데.. 싶다가 그냥 확 다운 받아 버렸어.
    시오노 나나미 덕분에 로마에 푹 빠져 있는 나로서, 피하기 힘든 유혹이었거든.

    로마나 역사 따위엔 전혀 관심이 없는 친구를 붙잡고 보기 시작하는데.
    난 처음엔 슬슬 걱정스러웠어.
    로마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보는 친구가 영화 내용을 이해 못 하고, 그러다 흥미를 못 느끼는 건 아닐까 하고 말야.
    그래서 장면 장면마다 부연 설명을 하고, 대사 대사 마다 평을 달았지.
    하지만 영화가 재미 없으면 어쩌나 하는 건 정말 기우에 지나지 않았어.
    나의 설명과는 관계 없이 이미 친구는 영화에 푹 빠져 있었으니까.
    하기사.. 백지 상태에서 받아 들이는 게 훨씬 쉬울런지도 모르겠다.
    나는 수도 로마의 가도에 깔린 포석이 책 로마인 이야기에서와 다르다며, 또 아티아의 집 구조가 이상해 보인다던지 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느라 영화에 몰입하기 힘들기도 했으니까.


    아무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50분으로 이뤄진 5개의 에피소드를 해치워 버리고 시계를 보니.
    아이고 이런.. 좀 있으면 해 뜰 시간이 되어 버린거야.
    남은 7편을 다 보고 잤으면.. 했지만 오늘 하루를 망치지 않으려면 잠깐이라도 눈을 붙여야 하니까.
    아쉬운 맘을 접고 자리에 누웠어.

    그리고 오늘은 일을 끝내 놓으니 또 어제 그 시간이 되었는데..
    영화를 틀까 말까 한참 고민 중이야.
    틀어 버리면, 도무지 한 편만 보고 끄질 못하겠단 말야.
    아마 12편 완결까지 다 봐야 할지 몰라.

    후으.. 하루 종일 "빨리 일 끝내고 Rome 을 보자.." 하는 생각으로 일했는데.
    막상 일 마치니 너무 늦어서 영화를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해야 하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이 영화는 영국과 미국의 합작으로 만들었다고 해.
    탄생 배경에 걸맞게 "카이사르"가 아니라 "시져" 인데, 이름이야 어떻든간에..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카이사르의 모습과는 달리 좀 엉뚱하게 생긴 아저씨가 카이사르를 연기하는게 확 깼어.
    그 아저씬 전혀 똘망똘망해 보이지 않았다고..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 아저씨가 카이사르에 제격이었던지도 모르겠어.
    분명 그는, 잘생긴 외모도 아니고 특별히 빛이 나는 풍채도 아니었다고 하니까 말야.
    다만, 실제의 카이사르는 상당부분 진행한 대머리였다는데, 영화속 그는 머리숱이 너무 많더라. 푸푸..
    더구나 옥타비아누스, 미래의 아우구스투스에 대해서는 정말 정말 실망했어.
    아무리 영국에서 만든 거라지만, 라틴족 황제를 두고 금발에 푸른 눈은 너무 하잖아?
    카이사르의 총애를 한몸에 받은 어린 옥타비아누스 역을 카이사르에게도 버림 받은 색슨족에게 맡기다니 원..
    (절대 인종차별 발언 아니니 오해는 말아!!)


    그리고 시오노 나나미가 인용한 갈리아 전쟁기에, 정말 멋진 말들이 많은데..
    영화 내에서 그런 멋진 말들을 인용하지 않아서 아쉬웠어.

    선한 동기와 그 결과에 대한 말이나, 클레멘티아에 대한 말이라던가 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얘기들.
    영화 속에서 그 말들을 만나면 정말 반가울 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지.



    영화를 틀어 버리면 또 폭주할까봐..
    영화에 대해 주절주절 늘어 놓기만 하고 감히 틀 생각을 못하고 있어.
    딜레마다 딜레마. 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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