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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요나라, 지라이야..
    Letter from Kunner 2009. 2. 3.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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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척이나 바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가도 다른 한 편으론 그야말로 믿음직스러운..
    나루토를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이 더 없이 매력적인 사나이,
    잠든 나루토의 편안한 쉼터가 되어 준 전설의 닌자 - 지라이야.



    요 몇달간..
    나루토에 푹 빠져 지냈다.
    잠을 쪼개고 이동하는 시간 동안 틈틈히 본 애니메이션이 어느 덧 300 편을 훌쩍 넘어 버렸다.

    처음에는 그 많은 양에 압도되어 볼 엄두도 나지 않았는데..
    한 편, 두 편 보다 보니 어느 덧 314편.

    잘 만들어진 만화가 다 그렇듯..
    참 재미있고 유쾌하다가도, 참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처음에는 조금 지나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억지스러운 상황과 설정에 불편해하기도 했지만..
    그런 설정조차도 감동을 주는 요소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애니메이션을 모조리 보고 나니.. 문득 다음 스토리가 궁금해졌다.
    일주일에 한 편 씩 하는 애니메이션을 기다리기에는 내 성격이 좀 급하지.

    애니메이션보다 만화책이 더 스토리가 빠를 거라는 생각에 만화책을 다운 받아 봤는데..
    애니메이션 바로 뒤에 이어지는 스토리에는..
    다름 아닌 '지라이야의 죽음'이 기다리고 있었다.

    주인공인 나루토보다 더 멋진 캐릭터.
    내심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로 꼽고 있던 지라이야가 죽어 버린 것이다.

    나루토의 나이 먹은 버전일까 싶을 정도로 바보스럽기도 하고,
    나루토가 '에로선인' 이라고 부를 정도로 호색한.
    하지만 참 강하고, 언제나 믿음직스러운 버팀목.
    나루토를 사랑하는 마음이 절절히 느껴지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
    가벼워 보이지만 한없는 무게감을 가진 사나이.
    호걸 중의 호걸, 지라이야.

    그런 지라이야가 죽어 버렸다.

    고작 만화책을 볼 뿐인데도.. 지라이야의 죽음은 참으로 충격이었다.

    결국 모든 사람은 죽는다.
    그건 만화책의 세상에서도 다르지 않아서, 지라이야도 언젠가는 죽는게 당연했다.
    물론, 나루토도 죽을 거고.
    그건 누구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종종 잊고 산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걸.
    죽음은 참 멀게 느껴지지만, 사실은 참 가깝기도 하다는 것.
    누구나 결국엔 죽는다는 것... 새삼스러운 그 당연한 진리.
    그저 등장인물이 죽었을 뿐인데..
    사람이 죽는다는 건 그야말로 자연스러운 일일 뿐인데..
    나는 당혹스러운 그 당연함에 어쩔 줄을 모르고 있다.

    지라이야의 마지막 대사들이 좀처럼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닌자의 삶은 어떻게 살아 왔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죽었는지에 따라 평가된다.
    지라이야는 삶의 끈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지만,
    나루토를 위해 억척스럽게 죽음으로 가는 길을 선택했다.

    자신은 여기서 죽을지라도, 자신의 의지는 나루토에게 계승되고
    인간의 삶이란 그렇게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것이라는 걸..
    지라이야는 자신의 죽음을 통해 알려 주고 있었다.

    슬픈 일이다.
    지라이야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은...

    하지만 지라이야의 빈 자리는, 나루토가.. 또 다른 사람이.
    그리고 지라이야가 했던 그 역할을 이번에는 나루토가 할 차례라는 걸 알고 있기에 마냥 슬퍼하고만 있을 필요는 없다.
    현실을 사는 나 역시,
    그렇게 한 세대와 다른 세대, 한 집단과 다른 집단,
    그리고 한 사람과 다른 사람을 잇는 구슬이라는 걸 이제야 깨닫고 있는 것이다.

    나루토의 닌도(忍道)는 한번 내 뱉은 말은 끝까지 지킨다는 포기 할 줄 모르는 근성이라 했다.
    나의 인도(人道)는 무엇인가?
    무엇을 두고 나는.. 그것이 나의 인도라며 호기롭게 외칠 수 있을 것인가?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해야겠지마는..
    당분간은 지라이야의 죽음에 깊이 상심하고 있을 것만 같다.

    사요나라, 지라이야...


    사실 지라이야의 죽음을 다루는 스토리에 대해서는 좀 의아하다.
    애니메이션 스토리와 만화책의 스토리가 지엽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같았는데..
    지라이야의 죽음을 다루는 부분에서만큼은 스토리의 궤가 확 다르다.
    이 뒷부분 부터는 스토리가 달라지는 건가.
    예전 G.T.O. 가 그랬던 것처럼.
    만화책을 보다 보니.. 뒷부분 스토리의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 듯 한 느낌을 받았는데..
    어쩌면 그런 완성도를 보강하기 위한 방편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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