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을 위한 이야기/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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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산책.
마지막 수업이 또 제멋대로 휴강이다. 휴강인줄도 모르고 강의실에서 한참 기다리다, 결국 휴강이라는 사실을 알고 터덜터덜 집으로 왔다. 진작 알았으면, 훨씬 일찍 집에 올 수 있었는데... 짜증스러웠다. 병점역에 내려 버스를 타려다가.. 문득 바람이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는 이미 져서 어둑어둑하지만, 밤이 내린 거리를 걷는 것도 충분히 기분 좋겠다 싶었다. 바람이 너무 좋으므로.. 문득 생각하니 5월도 막바지다. 초여름이구나. 이제 곧 숨쉬기도 힘들만큼 더워질테다. 아마 지금이 가장 좋은 날일지도.. 이렇게 생각하니 하루하루가.. 순간순간이 다 애틋하다. 사실 a900의 고감도는 매우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렇게 어두울 때 사진을 찍는다는 건 자제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어떠랴. 비록 노이즈가 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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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5] 퇴근길 소경
새로 들인 24-105 의 테스트를 좀 해봐야 하는데.. 날 좋은 날은 밤 늦게까지 바쁘고.. 간만에 일찍 집에 오는 날엔 이렇게 비가 오니, 제대로 된 테스트를 해 볼 수가 없다. 주말 내내 바빠서 사진 찍을 틈도 없을 것 같으니.. 렌즈 테스트는 언제쯤 할 수 있을까? 여튼, 열악한 상황에서도 이 정도는 뽑아준다. 조리개값이 높은 탓에 ISO를 1600 까지 올렸다. 그래도 리사이즈 하니까 충분히 볼만하구나.. 이 정도면 노이즈에 그리 신경쓰지 않아도 좋을 듯 하다. 그나저나... 10만원대 렌즈가 이렇게 좋아도 되는건가? 저가형 표준줌들 따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대체 뭐 이리 좋은거야?? 보정같은 거 없이 그냥 단순 리사이즈 only! 이젠 라룸으로 돌리는 것 조차 귀찮다... -_-;; a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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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놀타 24-105 D
지난 번 오선형과 남대문 샵을 돌다가.. 24-105 를 마운트 해 보곤 참 좋은 렌즈다 싶었다. 당시 샵에서 제시한 가격은 24만원. 렌즈 치고 24만원이면 비싼 건 아니지만.. 단종된 렌즈인데다, 가변조리개. 가격이 좀 더 싸면 사 볼만 하겠는데, 했다. 그러다 어제 장터에서 쿨매를 잡아 구매했다. 샵에서 제시한 가격에서 30% 약간 못 되게 할인한 가격으로 흐흐. 비록 앞캡이 고장나고, 필터는 듣보잡이며, 심지어 뒷캡은 탐론이지만.. 렌즈 자체는 참 깨끗하고 좋은 것 같다. 렌즈는 신동급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다. 오늘 하루 종일 넘 바빠서 렌즈 테스트를 해 볼 수가 없었는데.. 핀은 대체로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언제 시간 나면 남대문 소니센터에 한번 데리고 가 봐야겠다. 그래도 테스트샷 하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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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야경
수업이 끝나고 내려오다가.. 갑자기 학교의 야경이 굉장히 낯설게 보였다. 왜 그럴까 가만 생각해보니, 정문 공사가 끝나서 그런가보다. 그 전보다 훨씬 넓어진 듯한 느낌.. 입학할 때와는 너무 다르다. 하긴,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는데 캠퍼스 따위야.. 약대건물 공사가 언제 끝난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좋아졌다. 예전엔 정말 허름한 건물이었는데.. 영신관 건물을 보니 예전 생각이 나서 피식, 웃게 됐다. 그때 학교를 정상적으로 다녔다면 어땠을까? 어쨌거나 이런 광경을 보는 것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구나. 끝이라는 건 언제나 애상에 빠지게 만든다. 그게 무엇이든간에.. 서른 셋. 그렇게 또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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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 오니 여섯시. 아직 한 시간 좀 넘게 해가 떠 있을 시간이다. 간만에 날이 너무 좋아서 그냥 두고 보기엔 아까웠다. 카메라를 들쳐 매고 자전거에 올랐다. 신기한 장면을 목격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마른 하늘에 무지개가 있다. 광각렌즈만 덜렁 마운트 하고 나가서 어떻게 더 당겨 찍어 볼 수가 없었다. 낑낑대며 한참만에 언덕길을 올라 드디어 정상에 섰다. 단풍이며 하늘 빛깔이 마치 가을같아서 자연스레 카메라를 들었다. 내친김에 자전거를 더 내달려 화산체육공원까지 갔다. 문득 하늘을 보니 여전히 무지개가 보인다. 어떻게 더 찍을 방도가 없다. 흣; 하늘의 무지개를 한참 쳐다보다 고개를 내리니 길가에 튤립이 피어있다. 길을 따라 두 송이, 세 송이 씩 심어 놓았다. 무리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