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웬만하면 세상 돌아가는 얘기는 하지 않으려고 했다.
해 봤자 그저 투덜거리는 얘기요, 루저의 변명이라는 소리를 듣는게 싫었기 때문이다.

사실이지, 시사 - 특히 정치/경제 분야의 뉴스를 보면 온통 부정적인 얘기들 뿐이다.
가끔 좋은 기사인가 하고 보면 본질을 흐리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진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이런 얘기들을 하면..
나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위험한 사람이고, 음모론을 좋아하는 협잡꾼이 된다.

계속 그런 소리를 듣다보니..
실제로 내가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어 더 이상 시사 얘기를 하기가 두려워진 것이다.
바로 자기검열이다.
구조주의적 시각에서 보면 이 또한 세뇌의 결과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순간, 나는 또 부정적인 인식만 하는 사람이 된다.
성공의 편에서 성공의 논리로 말하지 못하고 패배자의 편에서 변명만 하는..

그런데 오늘만큼은 그런 자기 검열을 그만 두고 글자를 두드려야겠다.



*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먼저 정봉주라는 사람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 보자.
'나는 꼼수다' 덕분에 정봉주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겠지만.. 그래도 그에 대한 글이므로 예의상으로라도 그의 이야기를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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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꼼수다'에서 하는 인사말에서처럼, 그는 노원구 공릉동 월계동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가다.
탄돌이로 대표되는 민주당 17대 국회의원이기도 하고, 한때 잘나가는 어학원 원장이기도 했다.
뭐 이게 별로 중요한 얘기들은 아니다.

지금 이렇게 그가 중요한 인물로 부각된 것은 다름아니라 지난 대선에서 그가 했던 역할 때문이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 캠프에서 '이명박 주가조작사건 진상조사단' 공동 단장을 맡아, BBK에 대한 이명박 후보의 연루 혐의에 대해 폭로했다.[각주:1]

당시(그리고 지금껏) 이명박에게 BBK란 최대의 아킬레스건이었고, 그걸 물고 늘어지는 정봉주는 그야말로 찍혔을 것이다.

감히 도덕적으로 완벽한 이명박에게 BBK 혐의를 묻다니.
정봉주란 사람, 용서할 수가 없는 작자로구나.


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

그러면 이제 정봉주가 기소된 혐의들에 대해서 알아 보기로 하자.

여기저기서 설명해 놓은 자료들이 많아 나까지 거들 필요가 있나 싶지만..
정봉주의 유죄 판결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고 판을 벌렸으므로, 이 정도 써주는 성의는 보여야겠다.

불의에 대해 분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잊지 않는 것'이다.
적어도 정치 문제에 대해서는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면 일반 대중은 몇년 마다 한번 밖에 실력 행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더 이상 고무신에 비누 받으면서 막걸리 잔에 지난 일 다 묻어 두는 시대는 아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한 망각이라는 가리개가 유권자의 눈을 가리고 있다. 

빨리, 빨리, 빨리, 빨리..
생각은 점점 마비되어간다.

잊지 말자.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1. 박수종의 사임에 관한 인터뷰 내용 중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이명박의 명예를 훼손했다.

박수종이란 사람은 BBK와 관련해 김경준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다. 그런데 그가 변호을 시작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사임하자, 이를 두고 이야기들이 많았다.

http://news.donga.com/3//20071121/8514196/1
 

위는 당시 사안을 다룬 동아일보의 기사이다. 일부러 조중동의 기사를 링크했다.
기사를 읽어 보면 알겠지만, 박수종 변호사는 사안에 대해 부담을 느껴 사임했다.
진실을 손을 댔다가는 겉잡을 수 없는 파고에 휩쓸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그리고 이 두려움이 이명박과 BBK가 연관이 있음을 암시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수준의 추리다.
정봉주는 기자와 인터뷰 중 이에 대해 코멘트했다.

이런 내용이 기사로 나갔고(당시 기사를 못 찾겠다), 검찰은 이 내용이 허위사실 유포라며 기소했다.

자, 정리하자.
한 정치인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수준의 의문을 기반으로 이명박이 기소될만한 사안이다, 라며 촌평했다.
아니 백번 양보해 그게 저열한 음모론에 의한 흠집내기였다고 치자.
그럼 그게 기소될 사안인가?
그렇다면 한나라당 쪽 인사들은 왜 잡아 가두지 않는가?
이런 잣대라면 정치인들 중 십중팔구는 감방에 들어가야 옳을 일이다.


 

2. 김백준이 BBK 부회장이라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김백준의 명예를 훼손했다.

김백준이란 사람은 '이명박의 집사'라는 타이틀로 유명한 사람이다.
고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나이로만 보면 이명박의 선배다.

언제부터 둘의 관계가 깊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BBK와 LKe뱅크 시절 이미 굉장히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다.

정봉주가 유포했다는 허위사실은 다음 네 가지이다.

1) 교보생명 사장 취임식에 보낸 화환 주문서에 "BBK 부회장 김백준" 이라고 되어 있다.
2) BBK 문서 양식으로 된 김백준을 수령인으로 하는 월급명세서가 있다. 
3) 이장춘 전 필리핀 대사가 가지고 있는 명함 - BBK, LKe뱅크, EBK(이뱅크증권중개) 가 명시된 - 에 부회장 김백준이라고 되어 있다.
4) BBK가 금감원에 제출한 인력보고서에 리스크 매니저 라는 롤-타이틀로 김백준이 명시되어 있다.

저 중 어느 것 하나도 거짓말인 것이 있는가?
이에 대해 검찰과 김백준의 반론은 유치하기 짝이 없다.

1) 착오다.
2) 오해다.
3) 실수다.
4) 기억이 나지 않는다.

김백준이야 그렇다치고, 대체 검찰은 무엇하는 집단인가?
검찰의 역할은 죄를 밝히는거지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다. 




3. 이명박과 김경준이 결별한 시점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이명박의 명예를 훼손했다.

당초 이명박 측은 김경준과 2001년 4월 18일에 이미 결별했기 때문에 그 해 5월 이후에 일어난 주가 조작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정봉주를 위시한 민주당 측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http://news.hankooki.com/lpage/politics/200711/h2007112918145821060.htm 

BBK로 한창 시끄럽던 2007년 11월 29일, 한국일보의 기사이다.
(제편 감싸기라고 할까봐 일부러 한겨레나 경향의 뉴스는 링크하지 않는다.)

이 기사에서 정봉주가 주장한 바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김경준이 옵셔널벤쳐스의 주가를 조작할 때 워튼스트레티지스 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세웠다.
2) 이 워튼이 주로 사용하던 계좌의 예금주는 다른 아닌 김백준이다.
3) 또 주가 조작 시점에서 사용된 자금이 김백준의 계좌에서 워튼 쪽 계좌로 송금되었다.
4) 따라서 김경준이 주가 조작하던 시점인 2001년 5월, 그들은 결별하지 않았다.

역시 매우 상식적인 수준의 추리다.

이에 대한 검찰과 이명박 측의 반박은 다음과 같다.

이 계좌는 EBK의 법인 계좌로, 김경준이 자의적으로 쓴 것일 뿐이다. 김백준이 실질적으로 통장을 관리한 것은 그해 6월 이후(주가 조작 사건이 다 끝난 후)의 일이다. 그러므로 이명박 측은 주가 조각과 관계가 없다.


그런데 김경준을 신뢰할 수 없어서 동업관계를 깼다는데 법인 계좌를 그대로 유지했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고..
더구나 그 법인계좌를 김경준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이명박은 사리분별이 되지 않는.. 굉장히 멍청한 사람이다.
정말 일 더럽게 못 하는 사람이다.
하긴.. 그래서 손대는 회사마다 망한걸까?




4. 김경준의 친필 메모가 하나가 아니라 두개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이명박과 검찰의 명예를 훼손했다.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71212010301230290020 

아, 정말 조중동 등 이른바 보수언론에서 쓴 BBK 관련 뉴스에서, 그들의 주장이 아니라 실제 내용을 찾기란 정말 어렵다.

기사 내용 말미에 보면
"검찰이 LKe뱅크가 BBK 지분을 100% 소유했음을 입증할 김경준 자필메모를 감췄다. 이명박 후보를 무서워하는 검찰이 메모 내용을 숨긴 것" 이라는 정봉주의 얘기가 나온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다음과 같다.

1) 김경준은 LKe뱅크과 BBK에 대한 이야기를 메모로 작성했다.
2) 이 메모는 나중에 에리카김에게 e메일로도 전송되었다.
3) 이 e메일 메모는 총 두 장이다.
4) 첫번째 메모는 BBK BVI 가 BBK를 100%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5) 두번째 메모는 LKe뱅크가 BBK BVI를 100%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6) 검찰은 이명박의 혐의를 감추기 위해 두번째 메모를 숨겼다.

위 내용들을 가지고 역시 상식적인 추론을 해 보면..
BBK는 이명박이 50% 소유하고 있다. 가 된다.
(참고로 LKe뱅크는 이명박과 김경준이 50 대 50으로 소유했다. 이건 이명박이 인정한 Fact다.)
이건 초등학생들도 배우는 귀납법이라는 추론 방식이다.
이걸 모르면 초등학생도 못 되는 거다.

하지만 검찰은 두번째 메모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고, 따라서 이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 주장했다.




여기까지가 검찰과 사법부가 말하는 정봉주의 죄상이다.


***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유죄가 될 합리적 근거를 찾지 못하겠다.

언젠가 강용석이 아나운서 성희롱 파문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김형오가 그랬다지?
우리 중 죄 없는 자 강용석에게 돌을 던지라고.
그런데 김형오, 이번에는 왜 안 나서나 모르겠다.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모호한 사안인데 말이다.

그래 백번 양보해서 설령 정봉주의 말이 모두 날조라 치자.

그런다고 해도 저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살 이유가 되는가?
그것도 선거법 위반으로 말이다.

언젠가 '나는꼼수다'에서도 말했듯, 보통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선거법 위반 사범은 실형을 선고 받지 않는다.
실제로 범죄 사실이 명백하다 하더라도, 대개 벌금이나 집행유예로 끝난다.
금품 수수에 관한 것이라면 모를까, 상대방에 대한 허위 비방에 대해서는 어떤 판결도 실형이 나온 적은 없다고 한다.

그런데 정봉주는 징역 1년의 실형이다.

감히 도덕적으로 완벽한 이명박에게 그런 누명을 씌워?
이런 괘씸한지고..  


뭐 이런 건가?

실소를 금할 수 없다.

+)
참고로 가장 최근에 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을 살았던 것은, 내 기억으로는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이다.
당시 친박연대는 당 공식 계좌로 비례대표 선순위 후보자들에게 차입금을 받았는데, 이에 대해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 하여 당 대표였던 서청원은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청원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이 아닌 박근혜를 지지하여 이명박의 눈 밖에 났던 적이 있다.
그로 인해 공천에서 배제되었고, 이를 반발해 친박연대를 만든 장본인이다.

18대 총선에서 특별당비나 차입금 형태로 한나라당은 300억 이상,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은 200억 이상, 그리고 자유선진당은 30억 이상을 받았다.
그런데 당비와 관련해 문제가 된 것은 서청원의 친박연대와 문국현의 창조한국당 뿐이다.

공교롭게도 문국현 역시 이명박의 눈밖에 심하게 난 인물로 꼽힌다.
바로 대통령 후보 토론에서 이명박을 면전에 두고 심하게 부패한 세력이라 일갈했던 것.

이 모두 그저 우연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아, 그리고.. 박근혜와 친박 의원들은 왜 안 잡아가?



****

정부는 지난 해, 남은 임기 동안 공정사회를 구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정부가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는가부터 시작해 수많은 논란이 일었다.
시대의 구호는 결핍에 따른 것이다.
즉, 공정사회라는 기치는, 그만큼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


내가 생각하는 공정함은 크게 두가지이다.

하나는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정함이다.
어떤 사안에 대해 옳고 그름을 말할 때는 명확한 기준을 가져야 한다.
적어도 똑같은 사안에 대해 이쪽에는 너그럽고 저쪽에는 가혹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보수언론과 한나라당, 검찰이 노무현에 대해 들이댄 잣대가 옳았다면, 이번 정부에서 이명박에게도 똑같이 들이대져야 한다.
노건평에게 죄를 물었던 이들은 똑같은 잣대로 이상득에게도 죄를 물어야 한다.
그 공평한 잣대로 시비를 가린 결과 죄가 없다면 환영할 일이다.
죄가 있다면 역시 같은 기준으로 처벌 받아야 옳다.

국정 운영에서도 마찬가지다.
민주주의의 근간은 대화와 타협이며, 과반을 차지했다고 해서 국정을 주도하면 안 된다.
이는 지난 17대 국회에서 과반을 차지한 열린우리당에 대해 한나라당이 줄기차게 주장한 바이다.
하지만 상황이 역전된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했던 것은 온통 자기부정이었다.
무엇이 공정한 것인가?

이건 한나라당 진영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보수나 진보나 남의 허물을 캘 때는 세상에 홀로 정의로운 척 하다, 정작 자기의 문제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정말 뼈저린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 했다.
수신도 안 되는 치들이 치국을하고 평천하를 논하니 세상이 어지러운 것이다.
공정사회의 기치는 수신에서부터 시작되어야 옳다.


또 다른 공정함은 체급에 따른 합리적인 차별이다.

일찌기 윌리엄 블레이크는 "사자와 소를 위한 하나의 법은 억압"이라고 말했다.
사자와 소를 한 울타리에 넣고 경쟁하라면 그건 사자보고 소를 잡아 먹으라는, 소보고 사자에게 잡아 먹히라는 얘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일률적인 잣대는 공정함이 아니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일이나, 복지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 경쟁을 규제하는 일이나 시장을 관리 감독하는 일 등 거의 모든 사회적 공정함이 여기에 해당한다.



*****

애초에 정봉주의 혐의들이 형사소송으로 기소될만한 사안이었는지도 논란거리지만..
백번 양보해 그게 기소될 거리였다 치자.
하지만 과연 징역 1년의 실형을 살만한 사안이었는가?


좀 다른 얘기지만 여기 이른바 사법부의 정의와 양심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바로 이건희의 형량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건희는 지난 2008년, 양도소득세를 465억 포탈하고, 아들 이재용에게 에버랜드의 주식을 헐값으로 넘겨 삼성 SDS에 227억의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그리고 이는 범죄 사실로 소명되었다.

나야 법에 대해 잘 모르지만, 법을 잘 아는 사람들의 정리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http://ejung01.tistory.com/84 참조)

앞에 양도소득세를 465억 포탈한 혐의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죄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는 무기징역이나 징역 5년 이상의 형을 받는다고 한다.
또 뒤의 삼성SDS에 227억의 손해를 입힌 혐의는 배임죄에 해당하여 역시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이나 징역 5년 이상의 형을 받는다고 한다.
아마 금액이 천문학적인 액수이기 때문이겠지.
두가지 이상의 죄를 지었을 대에 대한 가중처벌에 따르면, 가장 무거운 죄가 규정한 법정형에서 1/2 이상 가중처벌할 수 있다고 하니.. 최소 7년 6개월 이상의 징역형이 예상되는 혐의가 범죄 사실로 소명된 것이다.
그리고 법원의 양형 기준에 따르면 50억원 이상의 배임은 징역 4년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 선고된 형량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1100억원이다.[각주:2]

참으로 정의롭지 않은가! 
참으로 공정하지 않은가!

왜 뜬금없이 이건희 타령이냐고 할지 모르겠다.
국가의 동량인 삼성을 비방하는 좌빨이라 욕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부담을 각오하고라도(웃기시네), 이건희의 사례를 들어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이거다.

사법부는 과연 정의로운가?
사법부는 정말 공정한 집단일까? 
사법부가 정봉주는 유죄, 라고 말하면 아 그렇구나 하고 믿으면 되는 걸까?





******

그런데 너무 뻔하다.
정봉주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굳이 음모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고 해도, 너무 빤히 보인다.

만약 사법부가 철저히 독립적으로 그들이 생각하는 정의를 구현한 것이라면, 이런 사법부는 믿을 수 없다.
비합리적이라는 말이 과분하다.
멍청하고, 모자라다. 

만약 사법부가 누군가의 외압에 의해 내린 선고라면, 그 외압의 당사자가 멍청한 것이다.
역풍을 예상하지 못한다는 건가?
아니면 애초에 대중은 무지하다, 쉽게 식어 버린다는 것을 전제로 한 걸까?

그런데 둘 다 석연치 않다.
그렇게 높으신 양반들이 뭐 그리 멍청하단 말인가?
이 정도는 시정잡배(판사 말고[각주:3])도 다 알텐데 말이다.


혹시 이거..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사법부가 역풍을 계산해 짜 놓은 덫이 아닐까?
가카를 위한 빅엿을 만든 것 아닌가 말이다.

 ......

세월이 하수상하니 이런 생각이라도 하면서 울적한 맘을 달래야 한다.
정말이지 이 정부 들어 늘은 것은 의심과 상상력이다.
이런 추세라면 곧 누구보다 창의적인 인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

앞으로 1년의 징역을 살아야 하는 정봉주 개인에게는 참으로 유감이지만..
이로써 정봉주는 정권교체의 진정한 밀알이요, 살신성인의 표본이 된다.
모든 위대한 정치인들은 역경과 고초를 넘어 신화가 되었다. 
아직 정봉주가 위대한 정치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중은 앞으로 그의 행보를 주의깊게 지켜 볼 것이다.
인생사 새옹지마라 했다.
이 사건이 전화위복이 되어 그를 진정 위대한 정치인으로 만들어 줄 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번에는 우리의 몫이다.
정봉주의 억울함을 풀어 주는 일은 하나 뿐이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승리하고, 대선에서 정권을 교체하는 일.
그리하여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를 명명백백하게 가리는 일 말이다.
어차피 사면/복권이라는 통로가 있는 이상 10년의 피선거권 박탈은 상징적인 것일 뿐이다. 
김어준 말마따나, 우리 대신 불의에 항거해 돌 맞고 있다.
같이 맞아 주지는 못 하지만 선거 때 표 한 장 제대로 쓰는 일은 할 수 있다.
아니, 해야 한다.


참자.
버텨내자.
인동초가 되자.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 

그리고 기억하자.
잊지 말자.

우리 최대의 적은 망각이다.




 
  1. 최근 그는 '나는 꼼수다'에서 자신이 그 역할을 했던 이유에 대해 -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이 유력한 이명박에 대한 폭로를 부담스러워했던 당시 다선 의원들이 초선인 정봉주에게 떠맡긴 때문이라 했다. [본문으로]
  2. 사법부의 선고에 대한 자세한 반박은 위 링크에서 확인하도록 하고 여기서는 그냥 결과만 보자. [본문으로]
  3.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111220032306921&p=chosun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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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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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이 끝났다.
선거결과에 대해 김해 을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체로 예상과 같았다는 평이다.


< daum.net 재보선 결과 한눈에 보기 서비스 참조 >


*

여당인 한나라당은 3곳의 국회의원 선거 중 김해 을 단 한 곳에서 당선됐고, 기초단체장을 뽑는 6개의 선거구에서 두 명이 당선됐을 뿐이다.
그 외 기초의원 선거나 시군구 의원 선거에서 여럿 당선되기는 했으나, 전체적인 판세를 좌우할만한 선거는 아니므로 결과에 큰 의미가 없다.
한나라당으로서는 김태호가 중앙정치로 화려하게 복귀했다는 것이 유일한 성과다. 김태호는 한때 대선후보로 거론될 만큼 차기 에이스로 각광받았으나, 국무총리 인선 과정에서 드러난 온갖 비리/비위 사실 때문에 낙마했었다. 워낙 이슈가 되었던 사안인지라 그가 다시 정계에 복귀하는 것이 이렇게 빠를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전통적 텃밭이었던 분당 을에 나선 강재섭 한나라당 전 대표의 패배와,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엄기영의 참패로 인해 당 분위기는 매우 침통하다.
향후 지도부 쇄신, 세대교체, 공천혁명 등 뻔하디 뻔한 처방들이 신문 지상을 뒤덮게 될 것이다. 그리고 소리만 요란하고 별로 달라진 것 없는 결과물을 들고, "우리는 쇄신했네" 하겠지.
그래도 선택은 늘 같을테니 말이다.

뭐 어떻든, 그 집안 얘기는 이만 해도 충분할 것 같다.



**

이에 반해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텃밭인 분당 을에서 손학규 현 당대표가 강재섭을 제치고 당선됐고, 강원도에서는 최문순 의원이 엄기영을 크게 이기며 당선됐다. 민주당 이름 걸고 나간 선거에서 다 이겼으니 그야말로 압승이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이름이라기보다 노무현의 이름, 야권연대의 이름이 더욱 컸던 것이 사실이다. 정세균 의원이 이끌던 당시의 민주당은 그냥 숟가락만 얹었을 뿐이라는 평가가 다수였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이번 선거에서는 분당 을이나, 강원도 모두 야권 연대의 기치보다는 민주당 자체의 역량으로 승리를 이뤘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먼저 손학규 대표는 3년만에 여의도정치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되었다. 여당의 텃밭에서 여당의 전대표라는 강력한 상대를 제쳤다. 분당 을에서 민주당이 당선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이런 혁혁한 전과는 그의 당대표로서의 입지를 매우 튼튼하게 다져줄 수 있을 것이며, 더 나아가 야권 대선후보 중에서 가장 앞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당초 분당 을에 출마할 것을 선언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내게 "손학규는 무슨 생각일까?" 하고 물었다. 그에 대해 나는 손학규 대표가 매우 중대하고, 매우 현명한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나는 그가 선거에서 이기든 지든 모든 것을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손학규 대표가 분당 을에 출마하지 않았다면?
첫째로, 그는 지지율 정체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야권을 위해 십자가를 매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몸을 사렸다면, 가뜩이나 낮은 지지율이 더 떨어지고 말 것이다. 사실 뚜렷한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하고, 의원직이 없어 중앙정치에 나서지 못하는 손학규 대표는 이슈 메이킹 능력이 몹시 떨어지고 있었다. 이대로는 죽도 밥도 안 된다.
둘째로, 분당 을에 거물급 정치인이 나서지 않았다면 이슈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분당 을은 민주당 뿐 아니라 야권 누구에게도 기피하고픈 선거구였다. 누군가는 총대를 매야 했지만 이 지역구에 맞는 체급을 가진 정치인들은 다들 몸 사리느라 바빴다. 손학규마저 몸을 사려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인물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면 결과가 어떻게 됐을지는 불보듯 뻔하다. 이런 예상대로라면 가뜩이나 낮은 지지율이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 때문에 더 내려가 점점 더 경쟁력을 잃게 됐을 것이다. 아마 그랬다면 그의 정적들이 그를 가만두지 않았겠지. 가뜩이나 지금도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은데 말이다.
셋째로, 의원직에 목마른 것은 손학규 자신이었다는 점이다.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의원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향후 당내 주도권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요소가 된다. 어떻든 중앙정치에 몸을 담그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순천이나 김해 을을 노릴 수는 없다. 지난 총선에서 정동영 의원이 받았던 비난이 고스란히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남은 것은 분당 을 뿐이었다.
넷째로, 패배해도 잃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아니, 잃을 것이 없는게 아니라 패배를 해도 남는 장사다. 정적들로부터 '박해'를 받고, '당의 어려움을 위해 몸을 던졌다' 라는 순교자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수많은 부동표가 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이쯤되면 정적들이 떠밀지 않아도 본인이 자원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일부에서 이 기회에 그를 제거한답시고 그렇게 야멸차게 몰아갔으니 정말 우스운 일이 아닌가. 정적이라는 사람들이 손학규 대표에게 점점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준 것이다.

손학규 대표는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민주당에 입당한 대표적인 전향 정치인이다. 애초에 한나라당에서 정치 경력의 대부분을 쌓은 만큼, 성향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손학규의 성향이 분당 을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였을지도 모른다. 만약 이해찬이라든가, 유시민 같은 대표적인 반한나라당, 반기득권적 정치인이 후보로 나섰다면 이길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당 내에서는 손학규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품지만, 당 바깥에서는 그런 정체성의 모호함을 '온건함', '합리적' 이라고 받아 들이는 것 같다. 이런 것들이 중도, 보수 색을 지닌 유권자를 지지층으로 만들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이는 손학규 대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재산일 것이다.

최문순 의원이 승리한 강원지사 보궐선거는 지사직을 박탈당한 이광재 전 의원에 대한 재신임, 복권이라는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강원도지사 선거는 재보궐 선거 기간 내내 가장 큰 이슈였다. 그리고 그 이슈 중 대부분은 한나라당에서 후보로 나온 엄기영 전 MBC 사장에 관한 것이었다. 스타 앵커 출신으로 야권 성향이 강하다고 알려져있던 엄기영 전 사장이 한나라당에 입당한 것도 놀랍고, 그가 강원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쏟아냈던 막말과 궤변, 그리고 불법적 선거운동에 대해 사람들은 놀라고 좌절했다. 믿을 놈 하나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민주당의 최문순 의원은 존재감이 없다는 혹평까지 받아야했지만, 어떻든 선거는 이기면 그걸로 끝이다. 내가 잘해 이겼든, 상대가 자멸했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적어도 이 시점에서는 말이다. 
다만 여당과 검찰, 선관위의 삼각편대가 또 어떤 식으로 발목을 잡을지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SMS 허위발송건으로 당선취소 으름장을 놓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설령 SMS 허위발송이 의도된 불법이라쳐도, 엄기영 콜센터장을 앞세운 한나라당은 할 말이 없다. 게다가 이 정도의 일로 결과를 뒤바꾼다는 것은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다. 둘 간의 표차는 2만 5천표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물론 할 수만 있다면 당선인 이름에 파란 매직이라도 그을 사람들이므로 안심할 수만은 없다.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당은 야권연대의 맹주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가능성 있는 대안'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순천에서의 무공천, 김해 을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양보할 줄 아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도 얻어냈다. 사실관계가 어떻다 하는 것은 다음 문제이다. 현대 정치에서 이미지를 구축하고 선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또 한번 깨달을 수 있다고 하겠다.




***

민주노동당 역시 민주당처럼 지역구 의석 하나와 기초단체장 의석 하나를 손에 넣었다.
이는 민주노동당이 대안세력으로서 인정받은 결과기도 했지만, 야권단일화의 장학생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결과이기도 했다.
민주노동당은 어느 정당보다 야권단일화에 적극적이고, 때로 민주당에 많은 것들을 양보하는 등 지나치게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 다른 군소정당들에게 민주당 2중대라는 비아냥을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 결과 민주노동당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어께를 나란히 하는 성적표를 얻게 되었다. 옳고 그름을 논하기 전에, 그들이 거둔 성과는 분명 박수 받아야 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호남 지역에서 최초로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순천은 야권연대의 이름이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가지는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었다.
특정정당의 지지세가 아주 강한 지역에서, 다른 당의 후보가 야권연대로 추대된다면 과연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 주목되었던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이 순천에서 무공천을 선언하자 몇몇 민주당 실력자들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야권연대를 부정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후보의 난립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당선자가 30%대의 득표율을 기록하게 만들었다. 맙소사, 야권단일후보가 고작 30%의 득표율이라니. 
물론 결과는 어떻든 승리했고, 야권연대의 가치는 여전히 지켜졌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반칙을 계속 용인한다면 야권연대의 미래는 결코 밝지 못할 것이다.

또 민주노동당은 울산 동구청장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사실 울산 동구는 현대중공업 등 노조의 입김이 세서 전통적으로 진보, 노동정당이 힘을 발휘하는 곳이다.
선거를 앞두고 일부에서는, 예전에 정몽준 의원의 지역구였던 곳인만큼 한나라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결과를 통해, 그건 그저 정몽준 의원이 현대 일가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도대체 '현대', 와 '돈'을 빼고, 정몽준 의원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아, 소망교회가 있구나!


민주노동당은 진보성향의 정당 중 유일하게 중앙정치에 확고히 자리를 잡은 정당이다. 그리고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한나라 - 민주의 양당 구도 속에서 작은 정당이 살아 남는 방법 - 더 나아가 세력을 늘려 나가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최근 민주노동당의 눈부신 성장 뒤에는 권영길이나 강기갑 같은 앞선 세대와, 이정희 당 대표를 위시한 신진 세력의 적절한 조화가 있었다. 그리고 이정희 당 대표의 바른 리더십이 크게 한 몫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민주노동당에게도 그렇지만, 이정희 대표에게도 내년 총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직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당대표에 적을 두고 있는 그가 총선에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당 대표로서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고, 그의 건강한 진보도 힘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국민참여당은 이번 재보궐 선거를 통해 가장 많은 것을 잃었다.
아무 존재감이 없던 진보신당보다 더 못한 결과다.

유시민 신임 당대표의 취임 일성이었던 원내입성은 국민참여당의 열망이었다.
정당이 원내에 적을 둔 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선거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선거에서 고정기호를 부여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작 1년도 안 되는 임기의 의원직을 위해 당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것이다.

김해 을 지역구는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가장 어렵게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이 이뤄진 곳이었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은 후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고, 그 와중에 국민참여당과 유시민 대표의 벼랑끝 전술이 문제시되었다.
국민참여당에게는 조금 억울한 일일 수도 있으나, 상황은 국민참여당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다.
원내입성이라는 지상과제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모습이 불편하게 느껴진 것이다.

이런 소란은 친노의 적통성 논란부터 시작해, 경선룰의 공정성 문제에 이르기까지 계속됐다.
그 과정에서 유시민 대표는 이슈가 생길 때마다 전면에 나서 원하는 대로 결과를 이끌어냈다.
결국 경선에서 승리해 야권단일후보를 배출할 수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잃게 되었다는 평가가 중론을 이뤘다.
이른바 '유시민 비토론'이 다시 한번 힘을 받게 된 것이다.


누차 말하지만, 선거라는 것은 그 특성 상, 결과가 좋다면 모두 좋기 마련이다.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았다면 그걸로 또 다른 역사가 씌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참여당에 허락된 것은 이번에도 여기까지였다. 

결국 국민참여당은 패배했다.
그것도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어 정계에서 쫓겨나다시피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에게. 김태호 전 지사가 정계에 다시 복귀한 것은 채 1년도 되지 않았다. 
더구나 김해는 친노그룹에게 성지 같은 곳이다. 친노그룹의 적자임을 내세우던 국민참여당으로서 이 선거는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
거기에 지난 경기지사 선거와 이번 김해 을 보궐선거에서 연거푸 패배한 대가는 꽤 클 것이다.


유시민 대표는 아무 것도 잘못하지 않았다. 하지만 더 잘 할 수는 있었다.
무엇보다도 보다 긴 호흡이 필요해 보인다. 
국민참여당은 집단 조급증에 빠진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당장 이번 총선, 당장 다음 대선에 목을 매고 있다.

마오쩌뚱이 공산혁명을 성공하기까지 1만km가 넘는 대장정이 있었다.
신생정당이라는 그들의 위치를 다시 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
선거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니 말이다.



*****

전반적으로 재보궐선거는 여당의 패배, 야당의 승리로 끝났다.
김해 을에서의 화룡점정이 있었다면 여당의 완패요 야권의 압승이라 할 수 있었겠지만, 
이번에도 유권자들의 선택은 일방적인 쏠림을 경계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총선에도 그대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지난 해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했지만, 바로 다음의 재보선에서는 여당이 승리하기도 했던 것처럼 선거 결과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

승리의 축배는 오늘까지, 패배의 좌절도 오늘까지만.
내일부터는 또 다른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승리한 자들이여, 오만을 경계하라.
특히 대중은 인내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오늘의 승리가 내일의 승리로도 이어질 수 있게 하려면 지지층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



끝으로, 당선인들에게 축하를.. 낙선인들에게는 심심한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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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의원들, 16일 대북전단지 "뚱땡이 공화국" 발송

뉴시스 김은미 입력 2011.02.14 18:37 

뉴스에 따르면, 한나라당 의원들 중 몇몇이 시민단체와 협력하여 북한에 삐라를 살포할 거라 한다.
(위 박스의 제목을 누르면 뉴스를 읽을 수 있다.)




그들이 살포한다는 삐라의 내용 중 일부가 위 사진이라는데..

한 나라의 국회의원들 수준이 이것 밖에 안 되나 싶다. 
참 낯도 두껍다. 나라면 못 할텐데..



나는 북한을 두둔하자거나, 북한 체제를 옹호하자는게 아니다.
나이살 먹고 배울만치 배운 사람들이 저렇게 저열한 수준의 공작을 해야 되겠나 하는 생각인거다.

그리고 이런 식의 삐라 살포가 문제 해결에 어떤 도움을 줄거라 생각하는 걸까?
80년대, 산에 들에 다니다보면 북한에서 살포한 삐라를 종종 볼 수 있었다.
거기엔 별의 별 내용의 얘기가 다 적혀 있었는데, 나의 경우 삐라를 보면 주워다 경찰서에 가져다 주고 공책이며 연필을 받는 것 외 어떤 관심도 없었다.
삐라를 안 읽어 본 건 아니지만, 그 내용이라는게 참 조악하고 만듦새도 조잡해서 딱히 관심을 둘 이유가 없던 것이다.
거기엔 김영삼이니 김대중이니 하는 사람들 이름도 적혀 있었고, 군사정권에 대한 욕지기도 적혀 있었고 했지만..
북한에서 마구잡이로 살포했을 것이 뻔한 삐라를 보면서 
그 안에 적혀 있는 것이 뭔가 대단한 정보일거라고는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조차 생각하지 않았던 일이다.
삐라가 할 수 있는 건 딱 그 정도일 뿐이다. 공책 받고 연필 받는 용도.
에휴.. 정말 한심하다, 한심해.



그리고 그 내용을 한번 보자.
인민이 굶어 죽을 때 지도부는 살찐다.
이건 분명 사실이다. 북한이 당연히 몰락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그런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자유의 남쪽도 크게 다르진 않다는게 문제다.
얼마 전 가스도 전기도 끊긴 무허가 건물에서 추위를 피하려고 가스버너에 불을 피우고 자다 폭발해 심한 화상을 입은 사람에 대한 기사를 보고 한참 마음 아팠던 적이 있다. (http://www.kunner.com/824)
인민은 이렇게 죽어 나가는데..
오늘 당정은 전기 요금을 "현실화" 하겠다고 발표했다나.

수조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하고, 편법/탈법으로 경영권을 승계해 천문학적인 돈을 탈세한 놈들이 떵떵거리며 살아 가고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그 밑에 굴종하는게 지금 이 나라인데..
똑같은 식으로 북한에서도 문제제기 하면 같이 진흙탕을 구를 뿐일거다.

그러니 제발 이런 유치한 짓은 그만 하고, 그보다.. 
북한 인권 운운하기 전에 남한부터 좀 어떻게 해 봐라, 이 나라의 국회의원들아, 이 한심한 양반들아.



또 하나.
삐라 문구 중에 "27살의 어린 황태자 김정은, 결국 조선을 망칠 것" 이라고?

이런 멍청한 카피가 있나?
대체 어떤 놈 머리 속에서 나온 아이디어인지 궁금하다.

북한을 적대시 하는 입장에서 북한을 망치는 일은 곧 우리에게 좋은 것. 즉, 적의 적은 아군이다. 
그런 연유로 결국 조선을 망칠 것이라고 경고하는 일은 이적 행위다.
우익이라는 것들이 생각이 이리도 없는건가?
물론 이런 문제제기는 그야말로 하도 어이없어서 하는 것일뿐, 이런 문제제기가 옳고 가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혹시라도 난독증이 있는 사람들은 이런 글 읽고 열폭할 것 없다.



국회의원 씩이나 되서 세비 축내가며 그러지 말고..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찾아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신지호, 강석호, 나성린, 이두아, 이은재, 조전혁, 차명진..
이 사람들 이제 내년 총선 앞두고 이름 좀 띄워 봐야겠다 하는 그 마음은 알겠는데..
(특히 쇼맨십의 달인 조전혁 씨. 참 낄데 안 낄데 못 가리고 온통 끼어드는 구만)


제발 수준 좀 높이자.

아, 정말이지 보수에 인물이 이렇게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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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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