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1.10.24 완전 기대중!! (2)
  2. 2010.11.12 이동국과 리웨이펑.
  3. 2010.08.06 예고된 재앙, K리그 올스타 전에 대한 회한
  4. 2010.06.27 힘내라 동국아... (1)
  5. 2008.10.19 이동국 복귀 후 첫 필드골.

해마다 새해 다짐으로 축구장에 좀 더 많이 가야겠다고 마음 먹곤 한다.
그리고 연말이 되면, 몇번이나 축구장에 갔는지 꼽아 보고는 하지.
대개 그 횟수에 따라 지난 한 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가늠해 볼 수 있기도 하다.
정신없이 바쁘게 보냈는지, 아니면 조금 여유를 찾았는지.. 

올해는 단 한번도 경기장을 찾지 못했다.
심지어 공짜표를 잔뜩 받았었는데도 말이지.
뭐, 올해는 그나마 열심히 찾아 보던 축구 중계도 별로 못 봤으니.. 축구에 참 소홀했던 한 해이기도 하다.


그러다 마침 이번 수요일에 전주에서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이 열리기에 냅다 예매를 했다.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지난 해 역시 4강 2차전이었던 성남:조바한 경기 후 처음이다.
그때는 참.. 악에 받쳐 후기를 썼는데 말이지.

그러고보면, 5년 전도 그렇고, 바로 지난 해도 그렇고.. 그때 가지고 있던 열정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



뭐 여튼..




전주성에는 스페셜 테이블존이라는 좌석이 있는데, 기자석을 개조해 뭔가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해 놓은 곳이란다.
가격은 일반 좌석과 달리 조금 비싸서 2만원 가량 하지만, 딱 61개 석만 예매할 수 있고, 예매하면 치킨도 한 마리 준다고 하기에 두 번 생각할 필요 없이 바로 예매했다.
예매하고 나서 안건데.. 리그 경기와 달리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는 치킨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한다. -ㅅ-;
하지만 극장에서 3D영화를 봐도 16,000 원인 세상에 이 중요한 경기를 그 가격에 볼 수 있다면 그걸로도 좋다. (정말이지 예매 수수료가 아까워서 그런다고는 말 못한다.)



DSLR-A700 | Pattern | 1/320sec | F/3.5 | 0.00 EV | 200.0mm | ISO-250


사진 속 이 날은 전북이 수원에 원정 와 홈팀 수원을 5:1로 떡실신 시키던 날이다. -_-;;
아마 리그 최종전이렸다. 그리고 나의 마지막 경기장 참관이기도 하고.
저 경기 보고 내년엔 좀 더 자주 와야지, 했는데 1년 내내 한번도 못 갔구나..

아무튼 동국아 더도 덜도 말고 딱 해트트릭 부탁한다. ㅎㅎ


다만 아쉬운 건 망원렌즈가 좀 딸린다는 것.
200mm 넘는 망원렌즈가 하나쯤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가지고 있는 건 135mm 뿐이다.
135.8을 믿고 가는 수 밖에 없겠지. 흐흣.


오랜만에 푸른 피치를 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아.. 얼른 수요일이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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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 잘 보고 오셨나요?

    2011.10.26 23: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응~ 결국 알이티하드 발라주고 결승 안착!
      예전같으면 후기도 쓰고 그랬을텐데, 요즘은 왜케 무기력한지 모르겠다. ㅋㅋ

      2011.11.02 11:29 신고 [ ADDR : EDIT/ D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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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서 열린 수원과 전북의 2010년의 마지막 K리그 정규 경기.

경기가 끝난 후 으레 하는 선수들간의 악수, 그리고 유니폼 교환.
사실 축구 경기에서 이런 건 특별할 것도 없다.
쌀쌀한 날씨 탓에 유니폼 교환 같은 것도 없었으니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동국과 리웨이펑.
그들이 만나 악수하고 포옹하는 저 사진을 보고 단순한 악수 그 이상의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면 당신은 열혈 축구팬이다.

워낙 정리가 잘 되어 있는 글이 있는터라, 내가 새삼 그들에 대해 자세히 썰을 풀 필요는 없을 것이다.
http://blog.naver.com/ivanz?Redirect=Log&logNo=40073178498
왜 저 사진이 특별한지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혹여 관심이 간다면 한번 읽어 보는 것도 좋다.

이제 우리 슬슬.. 축구선수로서의 황혼에 접어 드는 나이.
마지막 청춘을 불태우자꾸나, 동국아, 웨이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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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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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0년 K리그 올스타 경기를 보고 사커월드에 올린 글입니다.
사커월드: http://cafe.daum.net/soccerworldcafe/docO/1572

같은 내용으로 다음 스포츠 섹션에도 노출되었습니다.
http://sports.media.daum.net/soccer/news/k_league/breaking/view.html?cateid=1171&newsid=20100805204952040&p=soccer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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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바르샤와의 올스타 경기는 이미 예고되었던 재앙이었습니다.

클럽팀 vs 리그 올스타 라는 우스꽝스럽기 그지 없는 매치업은 말 할 것도 없고
이미 지난 04년에 수원이 그랬듯 바르샤를 상대로 이겨도 욕 먹을 거고, 져도 욕 먹을 경기.
더구나 엊그제 경기 뛴 선수들, 며칠 후 또 경기에 나가야 하는 선수들 데리고 무려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펼치라니요.

게다가 감독 역시 며칠 후 다음 경기를 가져야 하는 입장.

무슨 동기 부여가 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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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뭐였을까요? 연맹의 복안은>

연맹이 보도자료로 배포한 사과문을 보았습니다.
K리그 팬들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내서 크게 반성하고 있다고...
하지만 내용을 살펴 보니 클럽팀 vs 리그 올스타, 무리한 경기 일정 과 같은 K리그의 위상과 연맹의 행정과 같은 부분에 대한 내용은 없고, 오직 태업한 바르샤에 대한 얘기만 있더군요.
K리그 팬들이 여기서 또 한번 좌절하고 자존심에 무척이나 큰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연맹에서는 알아야 할 것입니다.

어차피 오기로 한 바르샤였다면.
어차피 변경할 수 밖에 없는 일정이었다면.
지난 해 우승팀과 붙였어야지요.
K리그 챔피언 vs 라리가 챔피언 또는 세계 챔피언.
차라리 이러면 구도라도 잘 맞지 않았겠습니까. 참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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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초에 전혀 관심 없던 경기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실은 방송 중계 조차 보이콧 하겠노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표가 생기게 됩니다.
막상 이래 놓으니 그 관심 없던 가슴에도 불이 지펴지긴 합니다.
이렇게든 저렇게든 축구를 보러 가게 됐으니까요.
2002년에 가 보고, 상암에 새 주인이 생긴 후로는 한번도 안 가 봤는데.. 무려 8년만에 가 본 상암이었습니다.

 
**
가는 길에 온통 바르샤 유니폼과 마주칩니다.
K리그 올스타와 바르샤가 경기를 펼칩니다.

아무리 봐도 한국인임에 분명한 그 사람들은 K리그가 아닌 바르샤를 응원합니다.

Here is another ~ 까지는 아니더라도, 여튼 그들의 정체성은 바르샤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들은 아름다운 축구를 한다고. 그렇기에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이에 묻습니다.
그렇다면 당신들은 왜 지난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가 아닌 대한민국을 응원했느냐고.
왜 당신들의 심장에 붉은 악마가 함께 한다며 샤우트(-_-) 했느냐고 말입니다.
대한민국이 아르헨티나보다 더 아름다운 축구를 하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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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름다운 축구를 한다는 주인공들입니다. 우리 선수들은 들러리였지요.>
 

***
솔직해집시다.
아름다운 축구를 하는 것이 어떤 팀을 응원하는데 있어 필요조건일 수는 있겠지만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습니다.
애초에 K리그에 일체감을 갖지 못한 탓일 뿐입니다.
자국 리그에 일체감을 갖지 못하는 것이 개인의 문제일 수도 있고, 리그의 문제일 수도 있고 둘 다 일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구의 문제이냐가 아니라, 이것이 문제라고 인식하는 그 사실 자체입니다.
지금 우리는 이 단계 조차 오지 못했습니다.

 
****
(잠시 잡담)

회사에서 일도 제대로 마치지 않은 채 뛰어 나왔습니다.
그래서 막 약속시간에 늦지 않을 수 있었는데.. 저녁을 못 먹은 탓에 배가 너무 고파 매점에서 요기거리를 샀습니다.
피크 일텐데.. 요금이 크게 비싸지는 않았습니다.
문득 빅버드의 그 맛없는 핫도그와 식어 빠진 치킨이 생각납니다.
훼미리XX와 XX25의 차이인건가요? 흠..

상암과 빅버드의 비교는 계속 됩니다.
상암 화장실은 빅버드보다 훨씬 많고 훨씬 깨끗하더군요.
개당 크기는 작아도 개수가 많고, 더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빅버드에 가면 항상 화장실 바닥에 고인 물과 더러운 개수대로 기분이 나빠지는데 수원은 이런 점 좀 고쳐야 할텐데요.

 
*****
경기는 별거 없고...
함께 오기로 한 일행을 기다리고 하다보니 경기가 시작된 후 몇분이 지나서야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러다 별 생각 없이 전광판을 보니 1:0.
아아.. 아까 사람들의 환호성은 킥 오프 사인에 대한 호응이 아니라 저 골에 대한 환호였던가봅니다.

 

경기 결과는 다들 아시다시피 즐라탄의 만회골과 이동국의 역전골, 그리고 메시의 투입과 함께 폭풍 같은 두 골에 힘입어 2:3 재역전된 채로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에 2골을 마저 넣은 바르샤가 5:2 로 대승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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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헤딩골. 그렇지만 까들에게는 받아 먹기에만 급급한, 국내용일 뿐이다.>

무려 일곱골이나 난 경기였습니다.

흔히 골이 많이 나면 재미 있다고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그랬는가요?

아마 제 인생 통틀어 경기장에서 본 가장 재미 없던 경기 중 하나임에 틀림 없었을 것입니다.
심지어 동국이가 골 까지 넣었음에도 불구하고...(-_-)
이런 경기에서 경기력에 관한 얘기는 할 가치가 없는 얘기라 skip, skip..

그저 역시나 정말 재미 없었다는 얘기 밖에 할 얘기가 없네요.

 
******
부끄러웠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홈X러스에 들러 무언가를 사고(주차장을 통과하기 위해 -_-)..
차를 가지러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무척 흥미로운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마치 듀어든처럼 생긴 사람과 그의 친구들 두 명이 바르샤 유니폼을 입은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학생 둘을 붙잡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더군요.

막귀에도 그 영어는 또렷하게 잘 들립니다.

"Don't have a shame?"
"Have a shame!"
"Shame on you!"

왜 저래? 하고 보니 바르샤 유니폼을 입은 아이들의 팔을 붙잡고 한참 퍼붓습니다.

외국인들이 자신들이 입고 있는 KFA 티셔츠의 호랑이를 짚으며 소리 칩니다.

"Here is korea. K!O!R!E!A!"
"Not Barca!"
"Barca? Buxx shxx, Fuxx!" 

여기는 분명 대한민국입니다.
그런데 한국인은 외국의 팀을 Support(지지) 하고, 오히려 외국인이 여기는 한국이라고 소리 치고 있더군요.
부끄러웠습니다.
몹시 부끄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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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지도, 유쾌하지도 않은 경기. 유쾌하지도 않은 이벤트>

 
*******
사실 저 역시도 바르샤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을 보면서 참 배알이 틀렸습니다.
비비꼬였다고 욕할 수도 있겠지만, 괜히 참 꼴보기 싫었던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게 꼭 그 아이들만의 문제일까요?
리그 정체성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리그 일체감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그 리그 정체성과 리그 일체감에 대한 의무를 각 개인에게만 지우고 있다는 것이 지금 우리의 문제입니다.
국빠, 유빠, FC 리모콘, FC 코리아 등등..
이런 괴물을 누가 만들었습니까?

오히려 각 개인은 희생양이 아닌가요?
우리 가까이에서 생생히 살아 있는, 함께 숨쉬고, 함께 뛰는 축구를 즐기는 방법 조차 배우지 못한게 왜 그들의 잘못인가요.
어차피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는걸요. 


********
좋습니다.
그런 것 다 떠나서.. 이건 그냥 축제였고, 사람들 즐기라고 깔아 놓은 이벤트에 불과하니 너무 많은 의미를 갖다 대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K리그 올스타 전이라면, 진정 K리그 팬들을 위한 축제가 되어야 합니다.
심장에 바르샤의 피가 흐르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K리그의 각 팀을 가슴에 아로새긴 사람들을 위한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어제 경기는 연맹 스스로 K리그의 권위를 낮추고, K리그를 우스갯거리로 만드는 결과를 가져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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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K리그 올스타전이었을까요?>

아마도 연맹은 팬의 저변을 확대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세계 최고의 인기팀 중 하나인 바르샤를 이용하려던 것이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스스로의 경쟁력이 아닌, 다른 것에 기대려다 보면 팬 저변의 확대는 커녕,

있던 팬도 돌아서게 될 것이라는 점을 연맹은 반드시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바르샤는 이제 곧 중국으로 떠나 베이징궈안과 경기를 갖게 됩니다.
베이징궈안은 참 대단한 팀입니다.
연맹의 셈법대로라면 K리그 전체의 위상과 동등하니 말이지요.

 
********
연맹은 이번 경기로 인해 철저히 반성해야 합니다.
리그 팬을 자처한지 10여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연맹이 잘 하고 있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습니다.
팬과 연맹의 역할과 입장의 차이가 있을것이라,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문제가 연맹의 모든 것을 말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저 역시 대체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 몇년은 스폰서도 제대로 못 구해 쩔쩔 매는 걸 보면서 무능함도 이 정도면 수준급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껴주자, 그래도 우리 K리그는 아직 분열이 아닌 돌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올스타 사건을 보면서..
참 많은 분노를 느끼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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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 이라는 글자가 유난히 초라해 보입니다. 주인공은 우리여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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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기만 한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을 마치고.. 몇 시간 동안이나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쉽다. 참 아쉽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의 아쉬움은 우리나라가 8강에 오르지 못해서가 아니다.

언젠가부터 내게 있어 대표팀의 성적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2006년을 기점으로 점점 대표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사그라들더니 어느 순간 더 이상 대표팀의 경기에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A팀은 물론 올림픽이나 청소년 대표팀은 말 할 것도 없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
대표팀에 이동국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축구를 좋아한게 아니라 이동국을 좋아한 것이었나 싶을 정도..
그렇지만 K리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여전한 것으로 보아 그건 아닌 듯 하다.
더구나 내가 지지하는 팀은 전북이 아니라 수원이니까..

그러다 지난 해 부터 이동국이 다시 대표팀에 들어오게 됐다.
대표팀에 대한 나의 관심도 다시 살아났으나..
그 관심은 대개 이동국의 출전 여부에 따라 갈렸다.
보통 전반전에만 투입되고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되기 일쑤인 당시에는.. 전반만 열심히 보고 후반은 아예 안 보기도 했다.
논리적으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겠지만.. 나 역시 스스로 돌이켜봐도 좀처럼 이해가 되진 않지만..
내게 이동국이란 그런 존재다.

속된 말로 동빠 라고 해도 할 말 없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괜히 기분이 나쁘긴 하지만 아니라고 부인하지도 않는다.
실제로 나는 그를 격하게 지지하기 때문에.

**
나는 언제나, 그가 지금보다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왔다.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2:1로 지고 있는 후반 41분의 결정적 찬스를 날려 버려, 많은 사람들에게 원성을 받고 있는 지금에도 말이다.

패배에 대한 책임을 그에게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비난은 대개 일정한 논리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일히 반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저마다의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그들만의.. 그리고 그를 지지하는 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러한 편견과 선입견을 깬다는 것은 어지간한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사실 노력만 가지고 되는 것도 아닐테고, 더구나 이동국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깬다는 것이 어떤 것으로든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그래서 나는, 적어도 이동국에 대해서만큼은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내 생각을 전달하는 것을 포기한지 오래다.


그래도 아쉽고 아프다.
뉴스에 달려 있는 저마다의 댓글에서 마치 이번 패배의 모든 책임이 그에게 있는 것처럼 물어 뜯고 달려 드는 것은.. 참 아쉽고 아프다.


***
언젠가 누군가.. 내게 왜 그렇게 이동국을 좋아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실패한 선수 중 하나 일 뿐이라며 말이다.
그래. 그 말처럼 이동국은 실패한 선수일지도 모른다.
특히나 분데스리가와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에서의 실패, 2002년 월드컵 엔트리 탈락, 2006년 월드컵 부상으로 인한 엔트리 탈락 등 그의 인생에는 참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많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실패한 선수가 아니며, 그의 인생이 실패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어떤 사람의 인생이 실패했는지의 여부는 그의 인생의 끝에서나 결정될 문제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인생을 살았을 뿐이지 실패나 성공의 이분법으로 재단될 수는 없다.
하물며 극한까지 내몰린 상태에서도 꾸역꾸역 다시 정상을 위해 올라 온 한 선수의, 한 인간의 인생이 어떻게 실패라는 말로 규정될 수 있다는 말인가?

나는 그가 축구 선수로서 보여 준 모습에도 박수를 보내지만, 같은 세대를 살아 가는 한 인간으로서 보여 준 모습에도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다시 딛고 일어나는..
나 같으면 상상도 하기 싫은 나락에서 다시 올라서는 그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많은 힘을 얻는지 모른다.

나는 그를 단순히 축구 선수로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좋아하는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그를 비난할 수 있단 말인가...


****
나의 2010년 월드컵은 30분이었다.
고작 30분이었다.

10분 남짓하던 아르헨티나 전은 아예 관심도 없었다.
그 상황에서 대체 뭘 하란 말인가.

그리고 두 경기 만에 그에게 기회가 찾아 왔다.
그에게 기회는 왔고, 다시 갔다.
그렇게 기회는.. 진한 아쉬움만 남긴 채 가 버렸다.

그 30분이 참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았다.
아니.. 어쩌면 바뀐 것은 별로 없고, 그나마 남은 것도 다시는 바뀌지 않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오늘의 패배는 쓰리고 아픈 결과다.
하지만 지금의 이런 결과가 앞으로 그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 오게 될 지 모르므로 슬퍼할 필요는 없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우리가 이제 30을 훌쩍 넘었다는 사실이다.
축구 선수로서의 인생은 이제 슬슬 저물어 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이 경험이, 오늘의 쓰라림이 그의 인생에 있어 큰 의미가 될 수 있겠지만 그걸 축구 경기를 통해 풀어 낸다는 것이 점점 어려워 질 것이라는 게.. 너무 아쉽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
그 30분 밖에 안 되는 시간이 너무도 아쉽고, 아쉬운 것이다.


*****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 순간을 위해 그렇게 노력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혼란스러워 했다고 하던데..
아플거다.. 혼란스러울거다.

그렇지만..
인생은 끝이 아니다.

나의 인생이 그렇듯, 너의 인생도 그럴 것이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게 마련이며, 그라운드와 공은 언제나처럼 너를 맞아 줄 것이다.
심약한 성격이라.. 금방 떨치고 일어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네가 보여 준 모습은 예전보다 훨씬 강해진 것이어서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그래도 위로는 꼭 해 주고 싶다.

힘내라, 동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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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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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apo

    저와 같은 증상을 가진 분이 계시다니 반가워서 댓글 남깁니다. 경기장 가서도 후반전에 가서 출전하지 않으면 갈까 고민한답니다. 허허. 다음 월드컵에도 보고 지도자 길도 걸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그 때는 꼭 모든 걸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도 많이 까이니까 아들을 낳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무척 힘들 텐데 힘내었으면 좋겠어요.

    2010.06.27 19: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filename=NIKON D3 | Spot | 1/500sec | F/2.8 | 0.00 EV | 400.0mm | ISO-1250

길게 글을 쓰고 싶지만..
이제는 글쓰기에 대한 취미가 시들해졌다.
그래도 축하는 해야 할 것 같아.

날아라, 동국아.
더 높이 날아라.
우리에게 도전을 위한 내일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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