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11-07-20 미명, 일출, 그리고 일몰.
    쉼을 위한 이야기/사진 2011. 7. 21. 06:19

    요즘은 매일같이 장거리 운행이다.
    확실히 회사를 그만 두니 차 탈 일이 많아진다. 
    시간이 그렇게나 흘렀는데.. 마치 재작년으로 돌아 간 것 같다. 

    어제는 아주 이른 아침부터 움직이기 시작해(정확히는 밤샘이지), 일출과 일몰을 다 보게 됐다.


    아파트 입구에서 찍은 새벽녘의 미명이다.
    때로 사진은.. 전혀 의도하지 않은 - 예상치도 못한 빛깔을 만들어 낸다.
    내가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카메라가 나를 이용해 사진을 찍는다는 느낌이랄까.
    오묘한 색깔을 보며 놀라워 하다.. 문득 이건 내가 찍은게 아니라는 생각에 괘씸해 져서 카메라를 내쳐 버릴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푸훗.. 


     


    차를 타고 가는 중에 일출을 만났다.
    차 앞유리 너머의 풍경을 찍어서 그래도 나름 깨끗한 사진을 얻었다.
    일몰도 그렇지만, 일출은 정말 찰나의 순간이다.
    이렇게 예쁜 빛을 내다 순간 그냥 하얗게 변해 버린다.
    목적지가 아직 멀고, 시간은 급한 탓에 사진 찍자고 차를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고.. 급한 맘에 그냥 셔터를 누른다.
    시속 140km 으로 달리는 차 안에서 찍었다는 걸 감안하지 않더라도, 생각보다 괜찮게 잘 나온 것 같다. ^^;;



    Sony a900 + KM 24-105, Standard +1 -1 +2 0 0
    Photoworks Resize only.




    저녁엔 오래간만에 궁평항에 좀 다녀왔다.
    날이 이렇게 좋으니.. 저녁 빛을 좀 담아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가기 전에 잠깐 카센터에 들러 차를 손본다는게.. 지나치게 오래 걸려 버렸다.
    30분 정도면 충분할 거라 예상했는데, 1시간이 훨씬 넘어 버렸으니..
    궁평항까지는 대략 1시간 거리.
    7시에 출발해 일몰을 본다는 건 사실 좀 무리였다.

    하지만 어떠랴, 꼭 사진을 찍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잖는가.
    어딘가를 다녀 온다는 그 자체에 무게를 두기로 한다.



    도착해서 하늘을 보니, 이미 해는 거의 다 져버린 후다.
    한 십분 정도 늦었을까?
    그나마 해 있을 때 한 장이라도 더 찍어보자 싶어 급히 셔터를 눌렀다.
    이런 상황에 생각하는 사진 따위 있을 리 없다. 이런 일에도 결국 숙련이 필요한 거겠지?



    이미 어둑해진 다음이라 어차피 잘 나오지도 않을텐데 뭐하러 사진을 찍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풍광이 워낙 좋다보니.. 엉망인 사진 실력으로도 꽤 멋진 장면을 만들어 낸다. (아닌가? ;;)
    수평선 위로 구름이 잔뜩해 좀 아쉽긴 했다.
    어쩐지 어제나 그제 쯤 왔으면 구름 없이 맑고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와선 쓸데 없는 생각이지만.. ㅎㅎ




    색이 틀어져 별로인 사진에.. 색을 빼고 그레인을 잔뜩 넣어 보았다.
    난파선들 같이 변해 버렸다.
    극과 극의 느낌이 재미있어 버리지 않고 그냥 올려 본다. 




    진부하다, 나의 사진은 진부하다.
    오늘 또 한번 느꼈지만.. 사진이 온통 진부하다.
    평소에 눈여겨 봤던 사진들을 따라 찍는 것도 진부하고, 어떻게 찍으면 예쁘게 나올 거라고 계산하면서 찍는 것도 진부하다.
    뷰파인더로 구도를 잡으면서 계속 진부하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사람이 꽤 많은 가운데서도 사뭇 진지한 자세로 포즈를 취해주고 있는 갈군이다.
    이 녀석, 사람들이 자기를 찍고 있는 걸 아는지 포즈를 달리해 가며 계속 한 자리에 서 있는다.
    신통한 녀석.. 




    물거품..
    흑백으로 봐도 느낌이 괜찮을 것 같아 옮겨 보았다.
    파도에 이은 물거품을 보면 어쩐지 애상감에 젖게 된다.
    바다는 늘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게을러서 가난해서 삼각대가 없는게 아쉬운 순간이다.
    궁평항 방파제 끝에 서면 항상 이런 아쉬움이 든다.
    장노출을 잡으면 참 멋질텐데... 



    워낙 어두운데다 그나마 있는 빛도 역광.
    애초에 원본도 어둡지만, 흑백으로 바꿔 놓으니 더 어두운 느낌이다.
    노출을 조정해 암부를 살려내 봤는데, 더 어둡고 더 가려진 원본의 느낌이 더 좋다. 
    약간 지나치다 싶기도 하지만.. ㅎㅎ 



    지리하던 장마가 지나고 나니 참 좋다.
    많이 덥기는 하지만.. 아직은 습도가 그리 높지 않아서 견딜만 하다.

    이제 한창 여름인데, 곧 여름이 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나, 늙은 걸까.


    Sony a900 + KM 24-105, Standard +1 -1 +2 0 0, Sunset +1 0 0 +2 0
    Adobe Lightroom noise reduction, Photoworks Resize.


    '쉼을 위한 이야기 >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우가 오다  (0) 2011.07.28
    독산성 세마대 우중산보  (0) 2011.07.27
    명화 롤스크린을 구매하다.  (3) 2011.07.12
    연꽃  (3) 2011.07.11
    선유도 - 인천공항 나들이  (0) 2011.07.01

    댓글

Kunner.com since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