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부터 오늘 오전까지..
그야말로 양동이로 들이붓는 것 같은 비가 왔다.
몹시나 상투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다른 어떤 표현보다 잘 어울린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냥 양동이었다.

새벽 즈음 되니 천둥번개가 몰아치고 바람이 마구 불어 재낀다.
창밖을 보니 이건 뭐..
공포 영화의 한 장면이다.

제대로 찍힐 리 없다는 걸 잘 알지만..
기록으로서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일단 셔터를 누른다.
베란다에서 미친듯 비바람에 흔들리는 건너편 언덕의 나무들을 찍었다. 
인공의 빛 따윈 전혀 없는 칠흑의 밤 - 저 흰 빛은 번개다. 번개가 내려치는 찰나 셔터를 누르고 싶었지만, 쉽지 않다. 



비가 아침까지 무지막지하게 쏟아져, 엄마 출근길에 모셔다 드렸다.
와이퍼 출력을 최대로 해도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쏟아진다.
더구나 도로에는 곳곳에 흙이며 돌들이 유실되어 있어 몹시 어려운 출근길이었다.
침수구간은 없어 다행이었지만, 살면서 가장 어려웠던 운전 중 하나였던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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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셔다 드리고 돌아 오는 길에는 조수석에 앉아 카메라로 사진을 좀 찍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비가 어느 정도 소강상태여서 아까의 긴박함은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여전히 비가 많이 오긴 했다.



신호 대기로 차가 잠깐 멈췄다.
창밖을 보니 그 비에도 꿋꿋히 버티고 있는 장미 친구들이 여전히 예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아직 비가 그치지 않은 탓에 창문을 열 엄두는 내지 못하고 유리창에 렌즈를 대고 장미를 찍었다.
무척 좋아하는 윤도현의 노래 - '가을 우체국 앞에서'가 생각이 났다.

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 지난 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 있는 나무들 같이...

힘내라 장미야, 나도 힘내마.




그렇게 비가 그치고..
오후에는 머리도 좀 깎을 겸 해서 나갔다 왔다.

가는 길에 또 차 안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그러고보면 요즘은 날씨 탓이기도 하지만, 차 안에서 찍는 사진이 거의 대부분이다.
안타깝구나.. 흣.


비둘기 녀석이 뛰어 놀았을 법한 들판은 홍수로 잠겨 버렸다.
망연한 녀석이 전기줄에 앉아 원망스레 들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철저히 자의적 해석이다 -ㅅ-) 



멀리 도로 공사 현장에 세워진 포크레인이 외롭게 서 있다.
정체된 도로의 차들 사이에서 카메라를 디밀고 찍은 사진이다. 화각과 구도가 약간 아쉽지만 차들로 둘러싸인 당시로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차들이 잔뜩 막혀 있다.
알고보니 고거 너머의 지하도가 침수로 차단되어 정체가 심한 탓이었다.
평소 5분, 아무리 길어도 10분이면 도착할 곳을 근 한시간 가까이 걸려 도착했다.
무서운 비님, 그치고 난 후에도 이렇게 사람을 슬프게 한다. -ㅅ- 




그래도 이 녀석들은 신나게 고개를 흔든다.
슥슥~ 




고가도로가 꽉 막혀 있다. 
하늘엔 먹구름이 겹겹이다. 한번 쏟아 내리면 또 엄청나게 퍼 부을 기세다. 




비 때문이었을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가로등 하나가 터져있었다. 
간밤의 폭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니 새삼 오싹해졌다. 정말 많이 왔지... 




오늘 찍은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왜냐고 물으면 딱히 대답하긴 어렵지만 어쩐지 마음에 든다.
하늘의 색깔, 가로등의 위치.
그리고 차들의 간격.
아무 것도 아니게 보여도 모두 다 맘에 든다. -ㅅ-)b




의자를 뒤로 제끼고 누워 썬루프 너머의 하늘을 찍었다.
광량 부족으로 온통 시커멓지만.. 잔뜩 지뿌린 하늘의 느낌이 잘 맞아 든다.
물론 실제의 하늘은 이것보다는 훨씬 밝았다. 



역시나 차 안에서 앞유리를 통해 찍은 사진이다.
브라켓팅 촬영을 해서 합성해야지, 하고 마음 먹고 찍으려는데..
신호대기가 풀려 차가 앞으로 나간다.
아쉽게도 이후 사진은 모두 흔들;  




어제 오늘, 4~500 mm 의 집중 호우가 왔었더란다.
우리나라.. 정말 물 부족 국가가 맞긴 한건가?

참 많은 사람들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재산 피해를 입었다.
그 중 하나가 내가 아니라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문득 미안해지고 부끄러워진다.
불편한 마음에 뉴스도 더 보기 어렵다.
그저 빨리 이 비가 물러가 맑은 하늘이 나타나길 바라는 수 밖에..


아무튼..
이렇게 또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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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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