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이 끝났다.
선거결과에 대해 김해 을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체로 예상과 같았다는 평이다.


< daum.net 재보선 결과 한눈에 보기 서비스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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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인 한나라당은 3곳의 국회의원 선거 중 김해 을 단 한 곳에서 당선됐고, 기초단체장을 뽑는 6개의 선거구에서 두 명이 당선됐을 뿐이다.
그 외 기초의원 선거나 시군구 의원 선거에서 여럿 당선되기는 했으나, 전체적인 판세를 좌우할만한 선거는 아니므로 결과에 큰 의미가 없다.
한나라당으로서는 김태호가 중앙정치로 화려하게 복귀했다는 것이 유일한 성과다. 김태호는 한때 대선후보로 거론될 만큼 차기 에이스로 각광받았으나, 국무총리 인선 과정에서 드러난 온갖 비리/비위 사실 때문에 낙마했었다. 워낙 이슈가 되었던 사안인지라 그가 다시 정계에 복귀하는 것이 이렇게 빠를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전통적 텃밭이었던 분당 을에 나선 강재섭 한나라당 전 대표의 패배와,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엄기영의 참패로 인해 당 분위기는 매우 침통하다.
향후 지도부 쇄신, 세대교체, 공천혁명 등 뻔하디 뻔한 처방들이 신문 지상을 뒤덮게 될 것이다. 그리고 소리만 요란하고 별로 달라진 것 없는 결과물을 들고, "우리는 쇄신했네" 하겠지.
그래도 선택은 늘 같을테니 말이다.

뭐 어떻든, 그 집안 얘기는 이만 해도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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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텃밭인 분당 을에서 손학규 현 당대표가 강재섭을 제치고 당선됐고, 강원도에서는 최문순 의원이 엄기영을 크게 이기며 당선됐다. 민주당 이름 걸고 나간 선거에서 다 이겼으니 그야말로 압승이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이름이라기보다 노무현의 이름, 야권연대의 이름이 더욱 컸던 것이 사실이다. 정세균 의원이 이끌던 당시의 민주당은 그냥 숟가락만 얹었을 뿐이라는 평가가 다수였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이번 선거에서는 분당 을이나, 강원도 모두 야권 연대의 기치보다는 민주당 자체의 역량으로 승리를 이뤘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먼저 손학규 대표는 3년만에 여의도정치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되었다. 여당의 텃밭에서 여당의 전대표라는 강력한 상대를 제쳤다. 분당 을에서 민주당이 당선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이런 혁혁한 전과는 그의 당대표로서의 입지를 매우 튼튼하게 다져줄 수 있을 것이며, 더 나아가 야권 대선후보 중에서 가장 앞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당초 분당 을에 출마할 것을 선언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내게 "손학규는 무슨 생각일까?" 하고 물었다. 그에 대해 나는 손학규 대표가 매우 중대하고, 매우 현명한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나는 그가 선거에서 이기든 지든 모든 것을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손학규 대표가 분당 을에 출마하지 않았다면?
첫째로, 그는 지지율 정체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야권을 위해 십자가를 매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몸을 사렸다면, 가뜩이나 낮은 지지율이 더 떨어지고 말 것이다. 사실 뚜렷한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하고, 의원직이 없어 중앙정치에 나서지 못하는 손학규 대표는 이슈 메이킹 능력이 몹시 떨어지고 있었다. 이대로는 죽도 밥도 안 된다.
둘째로, 분당 을에 거물급 정치인이 나서지 않았다면 이슈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분당 을은 민주당 뿐 아니라 야권 누구에게도 기피하고픈 선거구였다. 누군가는 총대를 매야 했지만 이 지역구에 맞는 체급을 가진 정치인들은 다들 몸 사리느라 바빴다. 손학규마저 몸을 사려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인물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면 결과가 어떻게 됐을지는 불보듯 뻔하다. 이런 예상대로라면 가뜩이나 낮은 지지율이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 때문에 더 내려가 점점 더 경쟁력을 잃게 됐을 것이다. 아마 그랬다면 그의 정적들이 그를 가만두지 않았겠지. 가뜩이나 지금도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은데 말이다.
셋째로, 의원직에 목마른 것은 손학규 자신이었다는 점이다.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의원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향후 당내 주도권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요소가 된다. 어떻든 중앙정치에 몸을 담그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순천이나 김해 을을 노릴 수는 없다. 지난 총선에서 정동영 의원이 받았던 비난이 고스란히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남은 것은 분당 을 뿐이었다.
넷째로, 패배해도 잃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아니, 잃을 것이 없는게 아니라 패배를 해도 남는 장사다. 정적들로부터 '박해'를 받고, '당의 어려움을 위해 몸을 던졌다' 라는 순교자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수많은 부동표가 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이쯤되면 정적들이 떠밀지 않아도 본인이 자원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일부에서 이 기회에 그를 제거한답시고 그렇게 야멸차게 몰아갔으니 정말 우스운 일이 아닌가. 정적이라는 사람들이 손학규 대표에게 점점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준 것이다.

손학규 대표는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민주당에 입당한 대표적인 전향 정치인이다. 애초에 한나라당에서 정치 경력의 대부분을 쌓은 만큼, 성향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손학규의 성향이 분당 을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였을지도 모른다. 만약 이해찬이라든가, 유시민 같은 대표적인 반한나라당, 반기득권적 정치인이 후보로 나섰다면 이길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당 내에서는 손학규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품지만, 당 바깥에서는 그런 정체성의 모호함을 '온건함', '합리적' 이라고 받아 들이는 것 같다. 이런 것들이 중도, 보수 색을 지닌 유권자를 지지층으로 만들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이는 손학규 대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재산일 것이다.

최문순 의원이 승리한 강원지사 보궐선거는 지사직을 박탈당한 이광재 전 의원에 대한 재신임, 복권이라는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강원도지사 선거는 재보궐 선거 기간 내내 가장 큰 이슈였다. 그리고 그 이슈 중 대부분은 한나라당에서 후보로 나온 엄기영 전 MBC 사장에 관한 것이었다. 스타 앵커 출신으로 야권 성향이 강하다고 알려져있던 엄기영 전 사장이 한나라당에 입당한 것도 놀랍고, 그가 강원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쏟아냈던 막말과 궤변, 그리고 불법적 선거운동에 대해 사람들은 놀라고 좌절했다. 믿을 놈 하나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민주당의 최문순 의원은 존재감이 없다는 혹평까지 받아야했지만, 어떻든 선거는 이기면 그걸로 끝이다. 내가 잘해 이겼든, 상대가 자멸했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적어도 이 시점에서는 말이다. 
다만 여당과 검찰, 선관위의 삼각편대가 또 어떤 식으로 발목을 잡을지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SMS 허위발송건으로 당선취소 으름장을 놓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설령 SMS 허위발송이 의도된 불법이라쳐도, 엄기영 콜센터장을 앞세운 한나라당은 할 말이 없다. 게다가 이 정도의 일로 결과를 뒤바꾼다는 것은 애초에 말이 되지 않는다. 둘 간의 표차는 2만 5천표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물론 할 수만 있다면 당선인 이름에 파란 매직이라도 그을 사람들이므로 안심할 수만은 없다.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당은 야권연대의 맹주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가능성 있는 대안'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순천에서의 무공천, 김해 을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양보할 줄 아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도 얻어냈다. 사실관계가 어떻다 하는 것은 다음 문제이다. 현대 정치에서 이미지를 구축하고 선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또 한번 깨달을 수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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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역시 민주당처럼 지역구 의석 하나와 기초단체장 의석 하나를 손에 넣었다.
이는 민주노동당이 대안세력으로서 인정받은 결과기도 했지만, 야권단일화의 장학생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결과이기도 했다.
민주노동당은 어느 정당보다 야권단일화에 적극적이고, 때로 민주당에 많은 것들을 양보하는 등 지나치게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 다른 군소정당들에게 민주당 2중대라는 비아냥을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 결과 민주노동당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어께를 나란히 하는 성적표를 얻게 되었다. 옳고 그름을 논하기 전에, 그들이 거둔 성과는 분명 박수 받아야 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호남 지역에서 최초로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순천은 야권연대의 이름이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가지는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었다.
특정정당의 지지세가 아주 강한 지역에서, 다른 당의 후보가 야권연대로 추대된다면 과연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 주목되었던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이 순천에서 무공천을 선언하자 몇몇 민주당 실력자들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야권연대를 부정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후보의 난립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당선자가 30%대의 득표율을 기록하게 만들었다. 맙소사, 야권단일후보가 고작 30%의 득표율이라니. 
물론 결과는 어떻든 승리했고, 야권연대의 가치는 여전히 지켜졌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반칙을 계속 용인한다면 야권연대의 미래는 결코 밝지 못할 것이다.

또 민주노동당은 울산 동구청장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사실 울산 동구는 현대중공업 등 노조의 입김이 세서 전통적으로 진보, 노동정당이 힘을 발휘하는 곳이다.
선거를 앞두고 일부에서는, 예전에 정몽준 의원의 지역구였던 곳인만큼 한나라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결과를 통해, 그건 그저 정몽준 의원이 현대 일가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도대체 '현대', 와 '돈'을 빼고, 정몽준 의원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아, 소망교회가 있구나!


민주노동당은 진보성향의 정당 중 유일하게 중앙정치에 확고히 자리를 잡은 정당이다. 그리고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한나라 - 민주의 양당 구도 속에서 작은 정당이 살아 남는 방법 - 더 나아가 세력을 늘려 나가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최근 민주노동당의 눈부신 성장 뒤에는 권영길이나 강기갑 같은 앞선 세대와, 이정희 당 대표를 위시한 신진 세력의 적절한 조화가 있었다. 그리고 이정희 당 대표의 바른 리더십이 크게 한 몫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민주노동당에게도 그렇지만, 이정희 대표에게도 내년 총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직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당대표에 적을 두고 있는 그가 총선에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당 대표로서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고, 그의 건강한 진보도 힘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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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당은 이번 재보궐 선거를 통해 가장 많은 것을 잃었다.
아무 존재감이 없던 진보신당보다 더 못한 결과다.

유시민 신임 당대표의 취임 일성이었던 원내입성은 국민참여당의 열망이었다.
정당이 원내에 적을 둔 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선거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선거에서 고정기호를 부여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작 1년도 안 되는 임기의 의원직을 위해 당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것이다.

김해 을 지역구는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가장 어렵게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이 이뤄진 곳이었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은 후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고, 그 와중에 국민참여당과 유시민 대표의 벼랑끝 전술이 문제시되었다.
국민참여당에게는 조금 억울한 일일 수도 있으나, 상황은 국민참여당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다.
원내입성이라는 지상과제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모습이 불편하게 느껴진 것이다.

이런 소란은 친노의 적통성 논란부터 시작해, 경선룰의 공정성 문제에 이르기까지 계속됐다.
그 과정에서 유시민 대표는 이슈가 생길 때마다 전면에 나서 원하는 대로 결과를 이끌어냈다.
결국 경선에서 승리해 야권단일후보를 배출할 수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잃게 되었다는 평가가 중론을 이뤘다.
이른바 '유시민 비토론'이 다시 한번 힘을 받게 된 것이다.


누차 말하지만, 선거라는 것은 그 특성 상, 결과가 좋다면 모두 좋기 마련이다.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았다면 그걸로 또 다른 역사가 씌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참여당에 허락된 것은 이번에도 여기까지였다. 

결국 국민참여당은 패배했다.
그것도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어 정계에서 쫓겨나다시피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에게. 김태호 전 지사가 정계에 다시 복귀한 것은 채 1년도 되지 않았다. 
더구나 김해는 친노그룹에게 성지 같은 곳이다. 친노그룹의 적자임을 내세우던 국민참여당으로서 이 선거는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
거기에 지난 경기지사 선거와 이번 김해 을 보궐선거에서 연거푸 패배한 대가는 꽤 클 것이다.


유시민 대표는 아무 것도 잘못하지 않았다. 하지만 더 잘 할 수는 있었다.
무엇보다도 보다 긴 호흡이 필요해 보인다. 
국민참여당은 집단 조급증에 빠진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당장 이번 총선, 당장 다음 대선에 목을 매고 있다.

마오쩌뚱이 공산혁명을 성공하기까지 1만km가 넘는 대장정이 있었다.
신생정당이라는 그들의 위치를 다시 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
선거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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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재보궐선거는 여당의 패배, 야당의 승리로 끝났다.
김해 을에서의 화룡점정이 있었다면 여당의 완패요 야권의 압승이라 할 수 있었겠지만, 
이번에도 유권자들의 선택은 일방적인 쏠림을 경계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총선에도 그대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지난 해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했지만, 바로 다음의 재보선에서는 여당이 승리하기도 했던 것처럼 선거 결과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

승리의 축배는 오늘까지, 패배의 좌절도 오늘까지만.
내일부터는 또 다른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승리한 자들이여, 오만을 경계하라.
특히 대중은 인내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오늘의 승리가 내일의 승리로도 이어질 수 있게 하려면 지지층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



끝으로, 당선인들에게 축하를.. 낙선인들에게는 심심한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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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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