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집권플랜』 - 오연호, 조국 著, 오마이북 출판

지난 달, 옥녀사가 새해 선물로 사준 '진보집권플랜'을 근 한 달이 지나서야 읽었다.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을 나의 게으름과 지적 나태함에 한없이 반성 중이다.

좀 더 가치 있게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좀 더 가치 있는 것들을 머릿속에 담고 살아야 한다고..
좀 더 가치 있는 일들을 하면서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그걸 실제로 행하는 일은 생각 외로 어려운 것 같다.

진보집권플랜이라는 제목에서처럼, 이 책은 진보가 다시 정권을 잡기 위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플랜은 집권을 위한 정치적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은 '진보가 지향해야 하는 가치' - 특히 진보가 놓치고 있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책 한권으로 사회 전반에 대한 가치를 이야기 할 수는 없다.
그러다보니 약간은 수박 겉핥기 식의 문제 진단과 현실을 외면한 해법 제시에 머무르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다.
이것은 지난 번 조국 교수의 강연을 들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드는 아쉬움이었다.
아마 대중의 수준에 맞춰 주느라, 물꼬를 트기 시작하느라 그런 것이겠지?

다음 책 역시 조국 교수가 쓴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이다.
이 책은 어떨지 기대가 되지만, 아마도 일반 대중을 향한 메시지니만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밀려 있는 책들을 다 읽고 나면 좀 더 전문적인 학술서를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어내리는 동안 내내 든 생각은, 어쩜 이렇게 생각이 같을까 하는 점이었다.
조국 교수 같은 시대의 지식인과 견줄 생각은 아니지만, 평소에 내가 하던 생각, 하던 얘기과 너무 닮아 있었다.
만약 형이나 옥녀사가 이 책을 읽는다면 평소의 내 이야기를 한번은 떠올려 주지 않을까?

그게 너무나 보편 타당한 가치이기 때문에 새로울 것이 없는 것인지 - 그러니 대수로울 것 없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가진 생각이 역시 틀리지 않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그건 잘 모르겠다.

이런 주제를 가지고 마음껏 담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어떤 것도 의식하지 않고 거리낌 없이..

책을 읽는 동안 또 하나 든 생각은, 역시 나는 제도권 정치를 꿈꾸고 있다는 점이다.
실패 투성이의 20대를 보낸 탓에 길이 보이지는 않지만...
어떤 식으로든 그 안에 내 역할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더 큰 세상에서, 더 큰 배움을 얻어 보고 싶다.
하지만 일단은 더 열심히 공부하자. - 목적을 가진, 쓰임을 위한 공부를.
남은 나의 삶은 그 자체로 공부가 되어야 한다.


그럼, 잠시 쉬고 다시 두번째 책을 펼쳐 들어야겠다.
Posted by Kunner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