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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은 축구장 가는 날!!
    쉼을 위한 이야기/축구 2002. 11. 19. 19:41
    내일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11월 20일, FIFA A매치 데이다.
    사무실 누나, 형들과 FIFA 랭킹 1위, 브라질과의 평가전을 보러 상암경기장에 가기로 했다.
    히바우두를 제외한 모든 멤버가 온다는데.. 아하.. 엄청 기대된다.
    다만.. 아직 호나우딩요의 출전이 확실하지 않아 조금 걱정이 되네..
    아마 오늘 오후면 선수들의 리스트가 발표될테니.. 조금만 기다리면 되겠지.

    무척 기대되고 설렌다.
    당연히 우리나라가 이기면 좋겠지만, 브라질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를 볼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더 기분이 좋아진다.


    자.. 이제 이 밑에서부터는 사설~
    그동안 프로축구와 대한축구협회의 난장에 놀아나 축구인기가 점점 사그라들고 있는 와중에..
    다시 한번 축구 열풍이 불어 제꼈으면 좋겠다.
    아예 큰 점수차로 영패해 김호곤감독이 경질되는 일도 좀 있었으면 좋겠고, 잦은 감독경질 및 대표팀 퇴보 등으로 대한축구협회도 확 물갈이 됐으면 좋겠다.
    이용수 전 기술위원장과 차범근 감독 같은 훌륭한 축구인들이 재야에 묻히는 것은 그야말로 안타깝고 안타까운 일이기에...
    형편없이 인기없는 프로축구에 비해 프로야구가 가장 먼저 프로화 된 종목으로 지역연고화를 탄탄히 구축하고, 갖가지 기록들과 한국시리즈 및 플레이오프등으로 흥행을 최고의 목표로 삼는데에 있다고 하겠는데..
    왜 프로축구에서는 그런 노력을 볼 수 없는지 안타까운 일이다.
    프로축구의 비인기 요인에 대해 스타의 부재, 멋진 플레이의 부재등을 꼽는데..
    잘라 말해 그건 절대 아니다. 또 국내 프로야구 역시 각 구단을 대표할 만한 스타가 있다고본다.
    스타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구단의 철저한 마케팅과 연맹의 축구경기 부양등의 산물인 것이다.
    대중의 관심을 끌만한, 또 대중을 경기장으로 불러들일만한 요소가 프로축구에는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국내의 축구팬들의 자질이 떨어져, 또는 많은 사람들이 축구에 관심이 없어 축구장을 찾지 않는다는 말은 의미가 없다.
    불과 6개월 전의 월드컵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으니 말이다.
    4년마다 벌어지는 일이라고 웃을 일은 아니다.
    월드컵이 가지는 무게는 논외로 하고서도, 국내 축구팬들은 언제든 축구장을 찾을 용의가 있는 것이다. 단지, 축구장을 찾을 필요를 느끼지 못할 뿐이지..

    흔히 야구팬들은 야구는 바둑처럼 생각하며 하는, 정중동(靜中動)의 스포츠라고 한다.
    관중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열광하면서도 다음의 플레이를 예측하고 각자 감독의 입장으로 또는 투수, 타자의 입장으로 생각하며 즐기는 스포츠라고 한다.
    야구팬들의 논리에 따르면 그래서 야구는 축구보다 우월하며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 관중 참여비율이 높은 경기라고 한다.
    하지만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축구는 결코 정중동이 아니라는 말에 부정한다. 다만 야구보다 훨씬 격렬한 경기라는 데에는 동의한다.
    축구는 전후반 90분 내내, 쉴 새 없는 공의 움직임을 좇아 수많은 선수들이 경합을 벌이고 발재간 하나에, 몸짓 하나 눈짓 하나에 열광하는 스포츠다.
    하지만, 동네축구와는 달리 선수들은 감독의 전략, 전술에 따라 각자의 위치를 지키고 각자의 플레이를 보듬는다.
    또 무척이나 복잡한 축구의 규정은(규정이 복잡한 대표적인 이유는 심판의 재량권이 크기 때문이다) 관중으로 하여금 재삼재사 생각하게 만드는 스포츠다.
    흔히 공 하나만 보고 죽어라 달리기만 하는 경기라고 비아냥 거리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축구경기를 전혀 볼 줄 모르기 때문이다.
    포메이션이나 감독의 성향, 선수들의 전술 적응도 등은 완전히 논외로 하고서도, 축구는 재밌는 경기다.
    각 선수들의 화려한 몸동작과 재치있는 발재간, 또 넓은 시야에 따른 멋진 플레이는 축구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열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월드컵 -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선수들의 제전이라고 해도 무방할 - 기간만 되면 골수축구팬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프로축구도 그래야 한다.
    좀 더 질적으로 향상된 경기를 펼치고 관중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으려 노력해야 한다.
    90분 내내 루즈한 경기를 펼치다가는 관중의 외면을 초래할 뿐이다.
    이번 2002년 K리그 역시 빠순이들이 잠깐 다녀갔다 라는 평가보다는 루즈한 경기에 대한 관중들의 질책이라는 관점에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야구 플레이오프의 9회말 홈런보다 더 땀을 쥐게 했던 성남 - 울산의 우승컵 향방이 대다수 팬들의 관심사 밖에 버려졌던 것이다.
    유상철의 막판 몰아치기와 이천수의 그림같은 어시스트도..
    브라질 유니폼과 흡사한 성남 유니폼을 입은 김대의는 마치 브라질 선수들처럼 빠른 스피드에 이은 멋진 돌파를 수차례 보여줬는데도 아주 적은 사람들만 거기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정말 대한축구협회 이하, 프로연맹과 각 구단 관계자 그리고 축구팀 연고지역의 해당관청에 엿을 던져주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화려한 선수진에도 불구, 경기 내용이 형편없는 구단의 사령탑을 바꿔라.
    대전 같은 경우 올해 1승만을 거뒀을 뿐이지만, 대전은 결코 사령탑이 나쁜 것이 아니다.
    구단의 투자가 전혀 없는 가운데, 선발로 뛰어야 할 선수들은 대거 부상과 경고누적 등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경우가 많았고, 벤치에 앉은 선수들은 아직 기량을 검증받기 전인 선수들이 많았으며 특히 구단의 투자가 없다보니 새로운 선수를 전혀 뽑지 않은 가운데 2년이 흘러갔다.
    안양이며 삼성,성남 같은 모기업의 투자가 큰 타구단과 경쟁이 안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전남, 전북, 부산, 울산, 안양등은 다르다.
    우선 부천도 이 리스트에 포함되어야 옳으나 감독이 바뀐지 얼마 안 됐으니 논외로 한다.
    위에 열거한 다섯 팀들은 모기업의 전폭적인 투자에도 불구, 어떤 멋진 장면도 연출하지 못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선수들의 자질이 떨어지나? 절대 아니다.
    울산의 경우 유상철이 투입되면서 8연승가도를 달려 리그 2위까지 올라가게 됐지만, 그 전의 성적은 처참할 지경이었다.
    또 전남과 부산은 철저히 루즈한 플레이로 일관하며 엄청난 팬클럽을 거느린 송종국, 김남일이 뛰는 구단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관중이 참여가 적은 구단이다.
    한마디로.. 가장 먼저 사령탑이 경질되어야 옳은 구단이다.
    또 안양LG의 경우 올해는 월드컵, A매치, 아시안게임등으로 주전선수들이 대거 차출되어 전력의 누수가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준이하의 플레이로 관중들을 경기장 밖으로 몰아내는 데 한 몫했다.
    K리그에 적응하지 못한 용병의 문제라고? 오, 노.. 그건 8-1-1 시스템을 고수하는 조광래의 문제다.
    그리고 전북의 경우 신구교체 시기로 현재 분위기를 일신하는 중이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보여주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하고 있지만, 아직 달라지는 모습이 없다.
    압박으로 일컬어지는 현대 축구의 백미를 보여주겠다던 조윤환 감독은 미드필더 생략이라는 철저한 한국식 뻥축구로 일관하고 있다.
    아직 마음에 드는 미드필더가 나타나지 않은 탓일까?
    그리고 김도훈 사태로 알 수 있듯, 선수를 대하는 감독의 자세는 이해할 수 없다.
    믿었던 만큼 조윤환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또 심판문제, 이번 K리그 말기에 보였던 것처럼 외국인 심판 비중을 높여라.
    외국인 심판의 경우 국내심판보다 훨씬 많은 경고와 퇴장을 선언했으나 그 때문에 문제가 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또 경기의 흐름을 해친다거나 편파적인 판정을 내렸다고 생각되는 경기 역시 한번도 없었다.
    물론, 외국인 심판들이 관장한 경기가 몇개 안 되기 때문에 아짓 섣부른 판단임을 간과할 수 없지만, 국내심판들이 보고 배울 것이 많음은 확실하다.
    외국인 심판들의 수를 늘리던, 그들이 관장하는 경기수를 늘리던 어떤 방법으로라도 국내 심판들의 눈을 틔워 줄 필요가 있다.

    그 다음으로, 각 구단은 기대주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함으로써 새로운 스타발굴에 나서야 한다.
    우리나라에 기대주들만 있고 반짝 스타들만 있는 것은 구단과 축구협회가 선수를 키워낼 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기대주들은 점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고, 자칫 K리그는 아시아에서도 3류 리그가 되어 고작 홍명보나 황선홍의 은퇴무대나 하는 정도의 리그가 될 지 모른다.
    계속된 선수들의 발굴과 발굴된 선수들은 수준 높은 플레이를 보임으로써 K리그의 수준을 한 단계 올리며, 능력있는 사령탑의 선진축구로 K리그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
    K리그에 스타플레이어가 오지 않는 것은 돈 때문만은 아니다.
    뛰어봤자 별 득될 것이 없다는 판단하에서다. 그래서 K리그를 생각했던 해외 유명 선수들이 바로 옆 J리그로 선회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안타까운 일이고 창피한 일이다.. 각 구단과 협회, 연맹은 각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연맹과 각 구단은 프로축구가 정말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더이상 모기업의 마이너스 투자만을 바라 볼 수는 없다.
    물론, 축구인프라의 모델이라는 유럽의 경우에 있어서도 흑자를 내는 구단은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경영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흥행을 위해 뛰는 모습은 관중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것이다. 흑자를 내야만 잘 했다고 평가받는 것은 아니다.
    유럽의 경우,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으면 충분히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몸값만 해도 몇백억 씩 하는 선수들이 왔다 갔다 하는 유럽시장, 거기서 들어가는 돈을 줄이면 당연히 흑자 역시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관중들과 팬들을 위한 스포츠를 표방하기 때문인 것이다.
    지금 K리그를 보면, 과연 팬들을 위해 축구경기를 하는 것인지, 실업자가 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인지 알 수 없다.
    축구장을 찾는 팬들이 차츰 적어지고, 그러다보니 선수들은 뛸 의욕을 상실하고, 그런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팬들은 또 실망하고 하는 악순환이 K리그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연맹과 구단은 관중을 경기장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흥행요소를 계속 찾아내야 한다.
    또 새로운 인재를 발굴해 철저히 스포트라이트를 가함으로써 스타를 만들어 내야 한다.
    물론, 스타에게는 실력이 있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내일은 A매치를 보러 축구장에 간다. 그것도 브라질과의 경기...
    하지만 다음 축구장에 갈 때는 프로축구 또는 FA컵 경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내 주위의 사람들이 좀 더 축구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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