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볼만한 영화가 없을까 검색을 해 보다..
우연히 한 영화를 발견했다.

Red Dog.

RED DOG - 2011년에 개봉한 영화지만 70년대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포스터가 참으로.. 촌스럽기 그지 없다.




이건 뭐람, 하고 찾아 보니
올해 호주에서 개봉한 영화고 호주 박스오피스를 차지했다고 한다.[각주:1]
그리고 실화를 기반으로 만든 영화라고 한다.


제목이며 포스터며.. 딱 봐도 개에 관한 이야기겠구나, 싶다.
그리고 저 선한 표정의 개를 데리고 공포 영화 찍을 일은 없을테니 감동적인 드라마 류겠구나, 싶다.

다른 건 둘째치고 저 개 때문에.. 이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영화에 나오는 개들은 아주 귀엽거나, 아니면 멋있게 생긴 녀석들이다.
그런데 이 놈은 아니다.
물론 귀엽지만 그 귀여움이 아니다.
뾰족 세운 귀에서 나름 포스가 느껴지지만 그 멋있음이 아니다.
그래서 보고 싶었다.
우리 동네에도 몇마리 돌아 다닐 것 같은 저 개가 대체 무슨 일을 벌인 걸까?
궁금해졌다.




혹시나 스포일링이라도 당할까 싶어 영화와 관계된 내용은 하나도 보지 않았다.
그리고 그 선택은 옳았다.
지극히 평면적인 내용의 영화였기 때문에 내용을 알고 봤더라면 자칫 지루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 역시 영화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어떤 스타일의 영화라는 점 정도만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실 이 영화를 두고 평면적이다, 라고 말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표현이다.
최근 들어 이렇게 잔잔한 - 또는 밋밋한 스토리를 가진 영화를 본 적이 있던가?



하지만 영화를 풀어가는 방식은 나쁘지 않다.
절대 나쁘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좋았다.

일부 장면을 빼고는 극도로 제한된 배경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보니 어쩐지 연극의 그것을 많이 닮았다.
또 중간중간 들어가는 음악과 노래들은 영화 내용에 맞추어 가사를 새겨봄직 하다.
말을 하지 못하는 개가 주인공이다보니, 제3자가 화자가 되고..
그 화자가 누구냐에 따라 이야기는 즐겁고, 슬프고, 감동적이 된다.


꽤 오랜 시간을 말 없이 음악과 배경(풍경), 그리고 레드독만이 화면을 채운다.
거기에 가끔 던져지는 대사는 심금을 울린다.
눈시울도 따라 붉어진다.

Have you seen John?




이 영화의 또 다른 눈여겨 볼 점은 영상미이다.
시대적 배경이 배경이니만큼, 등장인물이나 건물 등은 매우 낡고 촌스럽지만
그걸 그냥 촌스럽다, 라고 말하기에는 화면이 무척 예쁘다.

특히 석양빛을 뒤로 하고 달리는 레드독의 반영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석양의 레드독.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는데 화질이 나빠서인지 막상 캡쳐해 놓으니 썩 좋지 않다.




레드독은 참 담백한 영화다.
강한 조미료에 중독된 입맛이 정화되는 느낌이랄까?

문득, 만약 10대에 이 영화를 봤더라면, 조금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 30대인 나는 어린 시절의 나보다 조금 더 세상을 알고, 조금 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안다.
그래서 영화의 긴 호흡을 지루함이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영화에 대한 나의 평점은 별 4개(5개 만점).
★  ★  ★  ★ ☆

레드독 - 추천할 만한 영화다.









 
  1. 지금 다시 찾아 보려 하니 없다. 박스오피스 여부는 잘 모르겠다. [본문으로]
Posted by Ku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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